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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발언대] 발명으로 4차 산업혁명 열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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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구자열 한국발명진흥회 회장


100년이란 시간은 단어 자체를 넘어 하나의 시대(era)를 대표하는 상징과 같다. 특히 나라를 잃는 위기에서 엄청난 경제성장까지 밀도가 다른 역사를 새겨온 3.1운동 이후의 100년은 더욱 특별하다. 이러한 역사의 주인공 중에는 김구 선생과 같은 영웅뿐 아니라, 특별한 분야에 한 몸 바친 숨은 공헌자도 적지 않다.

지난해 대통령 광복절 축사에서 언급된 바 있는 김용관 선생도 그 중 하나다.김용관 선생은 발명으로 민족의 힘을 키우려 한 독립운동가다. 선생은 조선의 기술적 자립을 위한 발명진흥운동을 제창하고, 1923년 발명학회를 설립해 당시 형편이 어려운 우리나라 발명가들의 특허·실용신안 출원을 도왔다. 이는 발명으로 창출한 기술력이 곧 독립을 위한 민족 흥망의 키가 될 것이라 생각한 김용관 선생의 '백년지대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이 노력은 해방 후 비로소 꽃을 피웠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철강, 스마트폰 등 산업의 괄목할 성장 뒤에는 놀라운 창의적 발명이 있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100년 만에 3만 배의 성장을 이룬 경제 대국이자 세계 5대 특허강국이 되었다.이제 또 다른 100년을 시작하는 지금, 발명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먹고 사는 일이 시급했던 지난 시대의 발명이 산업적 가치에 집중했다면, 행복이 목표가 된 현 시대의 발명은 더욱 대중적으로 변했다. 여행의 필수품 '셀카봉'처럼, 작은 관심에서 시작해 모두를 위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발명의 근본적 가치가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특허로 이어져, 이번 2018년 산업재산권 출원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대한민국 발명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사회문화 차원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개인의 사소한 발명이 놀라운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기에, 언제, 누구라도 쉽게 발명에 뛰어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명에 대한 흥미를 기르는 학교 교육, 혁신에 더욱 관대한 기업 문화 조성 등 노력이 계속될수록 발명에 대한 진입 장벽은 낮아질 것이다. 미래를 위한 새로운 발명의 '백년지대계'는 이러한 노력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난 5월 19일은 제54회 발명의 날이었다. 발명진흥 및 발명활동에 기여한 발명유공자를 치하하는 기념일로, 한 시대가 마무리되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앞선 시대를 일궈 온 모든 발명유공자들께 축하를 전하며,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갈 발명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

[구자열 한국발명진흥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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