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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K] ‘여경 무용론’ 부추기는 취객 부축 영상, 전후 사정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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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 채용 논란을 촉발한 서울 대림동 경찰관 폭행 영상에 이어 여경 취객 부축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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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이 술 취한 여성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모습이 이른바 '여경 무용론'을 부채질하는 모양새입니다.

대림동 폭행 영상을 두고 경찰청장까지 나서 여경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고 했지만, 여경 채용 논란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게다가 여혐 논란 등 남녀갈등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상이 정말 '여경 무용론'을 더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을까요?

영상 출처를 찾아봤습니다.

문제의 영상은 4년 전 방영된 EBS 프로그램 <사선에서>에서 나오는 장면입니다. '치안 사각지대, 주폭과의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2015년 11월 12일 방송됐습니다.

원본 영상은 유튜브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10분 27초쯤 등장합니다.

늦은 밤 선배와 함께 순찰을 나간 여경, 지하철 역사에서 여성 취객을 발견하고 직접 부축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취객이 구토를 하면서 자신이 쏟은 토사물에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넘어집니다. 온라인에 퍼진 영상물에는 여경이 힘에 부쳐 여성을 놓친 것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토사물 때문에 미끄러졌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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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넘어진 뒤 여경이 부축해 다시 일어나는 취객. 머리에 묻은 허연 부분이 토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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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방송에는 이런 사정에 대한 내레이션이 나오지만, 커뮤니티에 퍼진 영상에는 소리가 삭제돼 있어 이런 점을 알기 어렵습니다.

원본 영상을 보면 오히려 해당 여경은 함께 나온 남자 경찰을 대신해 여성 주취자를 부축해 여자 화장실로 데려가는 등 오히려 여경의 필요성을 잘 보여줍니다.

이쯤에서 이 여경의 정체도 궁금해집니다.

영상 속 주인공은 당시 23살 이소정 실습생. 정식 임용되기 전 중앙경찰학교에서 실습차 강동경찰서 천호지구대로 파견을 나온 첫날이었습니다. (지금은 경장으로 승진해 강동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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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 당시 실습생. 출처 : EBS 프로그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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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송 프로그램(2016년 종영)의 기획의도는 '구급과 구난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긴박하고 위험한 현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특히 위험하고 긴박한 상황을 실감 나게 보여주기 위해 현장에 첫발을 들인 신임대원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장이 생소한 신임대원들 입장에선 모든 게 서투를 수밖에 없고, 영상에서도 그런 모습을 도드라지게 연출한 것이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주변 선진국들과 비교해 우리나라 여경 체력 요구수준이 현저히 떨어진다거나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격이 부족한지는 더 따져봐야겠습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여경 무용론을 부채질하는 논거로 사용되기는 어렵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해당 영상이 출처를 알기 어렵게 굳이 프로그램 로고를 가리고 여경 무용론의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가짜뉴스의 형태라고 판단합니다.

변기성 기자 (by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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