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3수생에 감점 주던 도쿄의대
도쿄의대가 홈페이지에 공표한 올해 일반시험 성별 합격률(성별 지원자 대비 합격자 비율)에 따르면 남성 16.9%, 여성 16.7%로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 5월21일자 보도 |
지난해 입시에서는 성별 합격률이 남성 8.8%(1596명 응시 141명 합격)로 2.9%인 여성(1018명 중 30명 합격)의 3배를 넘었다. 지난해 일본 전체 의학부의 성별 합격률(입학지원자에 대한 합격자 비율)은 남성 6.6%, 여성 5.9%로 엇비슷했다.
여성 수험생과 함께 도쿄의대 입시 부정의 대상이었던 4수생의 합격률도 지난해에는 1.2%(1명)이었으나 올해에는 13.6%(8명)로 올라갔다. 이에 비해 고3 수험생을 의미하는 현역은 28.2%(24명)에서 22%(13명), 재수생은 18.8%(16명)에서 11.9%(7명)로 합격률이 저하했다.
지난해 명문 사립 의과대학인 도쿄의대가 2011년부터 의학과 입학시험에서 여성과 3수생 이상에게 불이익을 주는 황당한 입시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이 학교는 영어·수학 등이 출제되는 1차 시험(400점 만점)과 논문 면접시험인 2차 시험(100점 만점)을 합산한 점수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그런데 최종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을 30% 이내로 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부정을 저질렀다.
먼저 여성 수험생은 1차 시험 점수를 일률적으로 감점했다. 여기에 2차 시험 점수는 전체 학생의 득점수를 20% 감점한 뒤 고3 수험생과 재수생에게는 가산점 20점을 줘 점수를 상향조정 했지만, 3수생에게는 가산점 10점만 주고, 여성과 4수 이상 수험생에게는 가산점을 아예 주지 않는 방식으로 입시 부정을 저질렀다.
세계일보 2018년 8월3일자 보도 |
도쿄의대는 이런 비위를 저지른 이유로 여성이 대학 졸업 후 결혼과 출산으로 의사직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고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은 신입생의 경우 입학 후 성적이 나쁜 사례가 적지 않다고 변명해 여성의 학업·취업 환경을 개선하는 게 먼저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도쿄의대는 부정이 발각된 뒤 2017, 2018년 입시생의 득점을 재판정해 44명(남성 15명·여성 29명)을 추가로 합격시켰으나 이 중 20명(남성 7명·여성 13명)은 입학하지 않았다.
문부과학성이 이 사건 후 전국 81개 대학의 의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입시 과정에서 이런 식으로 여성 수험생과 3수생 이상 수험생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대학 소재 지역 수험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등 비리를 저지른 대학이 추가로 적발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