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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초점]김상규 4억2000만원, 모비스 우승 선수들 박탈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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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 6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 삭감

김상규, 함지훈 이어 팀내 보수 2위 유력

뉴시스

인천 전자랜드 김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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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올해 프로농구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전주 KCC가 김종규(28) 영입의향서 제출을 포기한 것만큼 놀랄 만한 장면은 울산 현대모비스가 김상규(30)에게 4억2000만원을 베팅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20일 마감된 FA 타 구단 영입의향서 제출에서 김상규에게 4억2000만원(연봉 3억3600만원·인센티브 8400만원)을 제시해 영입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인천 전자랜드에서 식스맨으로 뛰었다. 평균 16분8초를 뛰며 3.8점 2.5리바운드를 올리는데 그쳤지만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선택이다.

201㎝의 큰 신장에 외곽 플레이가 가능하고, 스피드에 장점이 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사무국에 "반드시 잡아 달라"고 요청한 이유다.

현대모비스는 은퇴한 문태종과 FA로 떠난 김동량 등의 몸값을 고스란히 김상규에게 투자했다.

현 FA 시스템에서는 첫 해 보수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 프로농구는 다년 계약을 허용하지 않고, 매해 보수를 새로 책정하기 때문에 영입 과정에서 몸값이 많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적 2년차부터 보수 계약을 다시 맺는다.

200㎝대 장신 포워드의 희소성을 고려할 때, 현대모비스의 선택이 무모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국가대표 슈터 전준범이 다음 시즌 상무에서 복귀할 예정이므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투자 대비 효율을 차치하고, 이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은 상당할 수 있다. 김상규는 지난 시즌 1억1000만원을 받았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MVP) 이대성과 함께 우승을 이끈 베테랑 양동근은 보수총액 4억원(연봉 3억원·인센티브 1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시즌 대비 2억5000만원이 삭감됐다.

함지훈 역시 5억7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연봉 4억원·인센티브 1억5000만원)으로 내려갔다. 우승 프리미엄은 없었다.

가장 애매한 선수는 MVP 이대성이다. 아직 차기 시즌 연봉 계약을 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는 연봉조정 끝에 1억원을 받았다. 이대성은 1억3000만원을 요구했지만 구단이 1억원을 고수했고, 조정 끝에 1억원에 합의했다.

MVP 수상과 챔피언 등 인상 요인이 많다. 그러나 대폭 인상을 고려해도 김상규의 4억2000만원을 넘기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농구계 관계자는 "연봉 협상의 시작점이 되는 전 시즌에 1억원을 받았다. 최대치로 봐도 2억5000만원에서 3억원 사이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대성은 2019~2020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김상규가 함지훈에 이어 팀 내 보수 2위에 자리할 게 유력하다.

다른 선수들 역시 챔피언 등극으로 기대한 연봉 상승폭이 김상규 영입으로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 제도에서는 누군가 많은 연봉을 받으면 자신의 몫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21일 "마지막 날까지 고민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다른 선수 2명을 영입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했지만 최종적으로 김상규 한 명을 선택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했다. "우리는 외부 FA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적이 없다. 그동안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후순위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 효과를 봤지만 앞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고, 결국 FA를 통한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고육지책인 면이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력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FA와 연봉 협상에서 김상규의 사례는 현대모비스 선수들에게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선수를 보는 눈이 남다르다. 선수의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김상규 영입은 2년 연속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결국 가치는 김상규가 코트에서 증명해야 한다. 현대모비스와 김상규의 동행에 관심이 쏠린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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