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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탁현민의 예언 "유시민과 조국, 정치하고 싶지 않다고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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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도보다리' 연출 탁현민..."저도 하기 싫었지만 했는데" / 대통령 철학을 전달하는 과정을 '쇼'라면 인정...'소통'위한 쇼 / 애연가 김 위원장위해 도보다리...金, 연장자 문 대통령 배려해 참아 / 나에게도 '정치' 권하지만 "내가 잘하는 것만 하면 돼"

세계일보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때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남북 정상의 도보다리 산책'을 기획하는 등 행사 기획의 귀재로 알려진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이 21일 자신이 겪었던 일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조국 민정수석 등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탁 전 행정관은 대통령 행사 등에 대해 '쇼통'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쇼통'은 소통을 위한 쇼라는 의미, 칭찬으로 받아 들인다"며 자신의 앞으로도 이러한 일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 김정은 와야 한다, 이미 방남 행사 기획은 다 짜여져 있다...깜짝 놀랄 감동적 메시지

탁 전 행정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남 가능성에 대해 "오셔야 하고 왔으면 좋겠다"라는 선에서 말을 아꼈다.

그는 "지난번에 아주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이) 올 것 같다고 얘기했기에 이미 행사 준비는 많이 해 놓았다"며 여러 가지 환영 시나리오를 준비했었음을 내비쳤다.

진행자가 "굉장히 놀랄 만한 것도 있었는지"라고 묻자 "있었다. 북측 지도자가 남쪽에 온다는 게 역사적 사건이지 않는가. 대대적으로 환영한다 이 수준이 아니라 남북의 평화를 위해서 아주 구체적이고 감동적인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장면은 준비를 해 놓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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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보다리 산책은 애연가 김 위원장 위해 기획...정작 담배는 안 피워, 文 대통령 배려한 것

탁 전 행정관은 도보다리 산책에 대해 "나무를 심고 나서 일정 등 대통령 동선을 위주로 고민을 해야 됐다. 나무를 심고 난 다음에 도보다리가 오른편에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서 잠깐 쉬시는 게 좋겠다. 이렇게 생각을 해서 아주 가볍게 준비했다"며 "두 분이 그걸 드라마로 만들어냈다"고 했다. 자신은 그토록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될지 몰랐다는 것이다.

이어 "(애연가인 김 위원장을 위해 재털이를 도보다리에) 일부러 갖다 놨다. (하지만 담배를 입에 대지 않은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께 예의를 갖춘 거라고 생각한다. 애연가이면서도 연배가 높은 대통령 앞에서 담배를 한 번도 피우지 않았던 건 어쨌든 참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도보다리서 김정은 "곧 트럼프 만나는데 영어가~"

탁 전 행정관은 도보다리 대화 때 김 위원장이 '곧 트럼프를 만나는데 영어를 못해서 걱정이다'고 말했다는 뉴스에 대해 "정확하게는 영어를 못한다는 게 아니라 영어를 잘 못해서(라고 김 위원장이 말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정정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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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통'은 감사한 평가...소통을 위한 쇼라면 좋은 것

탁 전 행정관은 일부에서 문 대통령이 '쇼통'을 펼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고맙고 감사한 평가라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대통령이 전체 국민을 일일이 다 만나서 자기의 진심을 드러낼 수 있으면 좋지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결국 미디어를 통해서든 아니면 행사를 통해서든 이벤트를 통해서든 본인이 갖고 있는 철학과 진심을 국민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건데 그 과정을 쇼라고 한다면 인정하겠다. 쇼입니다"고 강조했다.

탁 전 행정관은 "(쇼통이) 대통령에 대한 칭찬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행사를 준비했던 저를 보고 ‘쇼쟁이’라든지 쇼를 한다든지라고 이야기하는 건 상당히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 조국 SNS 못하라는 법이라도 있는지, 시비 걸 수록 대단하게 만들 뿐

쇼통과 관련해 진행자가 "조국 민정수석이 소통한다고 SNS를 하지 않는가. 이에 대한 비판이 많다"고 하자 탁 전 행정관은 "민정수석이기에 SNS를 하면 안 된다는 아닐 것이다. 도의적으로 법적으로 혹은 규정상 안 되는 건 아니지 않는가"라며 "하고 말고는 개인의 자유이고 그 말의 온당함과 온당치 않음만 따지면 된다"고 지적했다.

탁 전 행정관은 조국 수석의 SNS를 마땅찮게 보는 시선과 관련해 "저도 마찬가지였다. 청와대에 있을 때 행정관이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정에게 시비가 많았고 시비를 건 이들이) 대단하게 만들어주신 것"이라고 에둘러 그러한 시선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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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왼쪽) 전 행정관이 대통령 행사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살피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 유시민 아직 밥사주지 않아, 유시민과 조국 (정치) 하기 싫다고 피할 수 있을까?

탁 전 행정관은 "어느 방송에서 유시민 이사장이 '고생하지 말고 청와대 빨리 나오라"고 해 그걸 보고 전화를 했다. 그럼 나갈까요, 진짜? 그랬더니 '나오라고, 너무 고생한다고. 밥 사주겠다'고. 그래서 나왔는데 (아직) 밥을 안 사주고 있다"며 "그 다음부터 연락이 없었다"라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진행자가 유시민, 조국의 정치참여 가능성에 대해 묻자 탁 전 행정관은 "두 분, 개인적인 성품으로는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면서도 "그런데 저따위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게 되는데 그 두 분도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피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개인적으로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 유시민과 조국에 빚진 것 없어 도울지는..., 정치 권한 사람 있었지만 "내가 왜?"

탁 전 행정관은 유시민 이사장, 조국 수석이 정치에 뛰어들 경우 홍보를 도울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제가 오랫동안 강권하기도 하고 요청드리기도 하고 뭐 그래서 채무감이 있지만 두 분한테 크게 채무감이 없어서~"라며 넘어갔다.

탁 전 행정관은 자신에게도 '정치할 것'을 권한 사람이 있지만 "똑같이 말한다. 왜죠?"라는 말로 거부했다면서 "지금 내 역할이 더 중요하다. 무엇을 알리고 기획하고 만들어내고 전부 플레이어로 뛸 수는 없지 않는가"고 정치가가 아닌 기획자로 남겠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뉴시스· K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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