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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햄버거에서 짜장 라면까지…‘트러플’에 빠진 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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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수 화사가 선보였던 짜장 라면과 트러플 오일 레시피. [사진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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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방송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룹 마마무의 멤버 화사는 짜장 라면에 트러플(송로버섯) 오일을 곁들인 레시피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짜장라면과 최상급 식재료로 손꼽히는 트러플을 주재료로 하는 오일 조합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실시간 검색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화사의 짜장 라면 먹방 직후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의 트러플 오일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610% 신장했다.

#. 직장인 이지원(34)씨는트러플 매니어다. 이씨는 일주일에 1~2번은 패스트푸드점을 찾아 트러플맛 햄버거를 먹는다. 그는 “트러플은 고급 식당에서나 먹을 수 있는 식재료라고 생각했는데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즐길 수 있어 자주 먹는다”며 “트러플의 향과 맛은 중독성이 있다. 최근 트러플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이 나와 선택 폭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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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플 송로버섯.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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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에 트러플 바람이 거세다. 트러플은 캐비어, 푸아그라와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최상급 식재료다. 인공재배 기술이 없는 데다 자연 채취도 까다로워 희소성이 높다.

이 때문에 트러플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다. 1kg당 평균 300만원, 최상급은 1억원을 호가한다. 국내에선 생산되지 않아 전량 수입하고 있다. 트러플은 땅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후각이 발달한 개나 돼지를 활용해 채취한다. 유럽에선 트러플을 ‘땅속의 검은 다이아몬드’라고 부른다.

이처럼 트러플은 진귀한 식재료지만 트러플 오일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트러플 함유량 등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겠지만 2만~3만 원대면 구할 수 있다. 특히 오일 몇 방울만 사용해도 특유의 깊은 향과 맛이 음식의 풍미를 바꿔주기 때문에 다양한 요리에 접목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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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후각이 예민해서 탐지견처럼 훈련할 수 있다. 지중해에서는 특별히 훈련된 돼지가 트러플을 찾는 데 자주 이용된다. ⓒ Copyright Evelyn Simak and licensed for reuse under this Creative Commons Licence. [사진 geogr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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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냉장고를 부탁해’ ‘수요미식회’와 같은 다양한 먹방(먹는 방송)과 쿡방(요리 방송)이 트러플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유명 셰프와 미식가의 소개와 함께 방송에서 트러플을 활용한 요리 팁이 자주 소개되면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자신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욜로(You Only Live Once, 현재의 행복을 중시해 소비하는 태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고급 식재료와 레스토랑을 찾아 즐거움을 찾는 소비자의 증가 영향도 더해졌다. 실제로 갤러리아백화점의 지난 1~3월 트러플 오일 매출은 전년 대비 28% 상승했다.

이 같은트러플 인기에 힘입어 식품업계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트러플 오일을 활용한 전복죽부터 햄버거, 삼겹살, 리조또, 스파게티 등 종류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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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 전문점 '본죽'이 선보인 트러플 전복죽. [사진 본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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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아이에프가 운영하는 죽 전문점 본죽은 트러플 오일과 완도산 전복, 국내산 톳을 활용한 ‘트러플 전복죽’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외식 전문기업 레블스가 운영하는 삼육가는 트러플 삼겹살을 비롯한 트러플 육회와 트러플 냉면 등 3종 세트를 선보였다. 삼육가의트러플 메뉴는 전국 직영 매장에서 하루 20인분씩만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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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 트러플콰트로머쉬룸와퍼. 2017년 한정 메뉴로 출시됐다가 소비자의 요청에 의해 정식 메뉴가 됐다. [사진 버거킹]




트러플을 활용한 제품으로는 버거킹의 트러플콰트로머쉬룸와퍼가 선두주자로 꼽힌다. 2017년 9월 가을 한정 메뉴로 출시됐다가 소비자의 호응이 이어지면서 정식 메뉴가 됐다.

버거킹의 신호상 마케팅 총괄 부문장은 “맛있는 음식을 통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트렌드와 함께 유럽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트러플을 활용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트러플 오일의 경우 비교적 접하기 쉽고 다양한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장점이 있다. 급변하는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는 트렌디한 식재료”라고 했다.

가정간편식 시장도 트러플이 대세다.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 본아이에프는 가정간편식 브랜드인 ‘아침엔본죽’을 통해 트러플크림 리소토 제품을 내놨으며 오뚜기도트러플 크림 스파게티 소스를 출시해 소비자의 입맛 공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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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짜파게티 출시 35주년을 맞아 한정판 신제품을 소비자 투표로 결정한다. [사진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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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농심은 ‘짜파게티’ 출시 35주년을 맞아 출시될 한정판 신제품을 소비자 투표로 결정한다. 스페셜 짜파게티 후보로는 화사의 ‘트러플짜파’와 와사비와 마요네즈가 들어간 ‘와사마요짜파’, 치즈를 얹은 ‘치즈짜파’ 등 세 가지다. 투표는 다음달 7일까지 진행되며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제품은 7월쯤 용기 면으로 출시된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게티는 자신만의 레시피로 제품을 재창조하는 ‘모디슈머(Modify+Consumer)’ 열풍의 원조”라며 “올 초 트러플 짜파게티 열풍에 힘입어 1분기 500억원의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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