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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파인더] ‘국가채무 40%’ 재정위기 마지노선? 코스피2000처럼 심리적 저항선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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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국가재정전략회의에 문재인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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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0%선’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가채무비율을 40% 선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점에 대해 문 대통령이 “40%의 근거가 무엇인가” 반문하면서 촉발됐다.

이는 청와대와 정부가 재정 확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을 얼마나 풀지에는 언제든 이견을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달리 말하면 ‘재정을 풀어 경기를 끌어올리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면서도 미래 세대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건전성까지 관리되는’ 적정선이 어디냐에 대한 입장차인 셈이다.

◇MB정부 때 첫 등장

문 대통령이 궁금해한 40%의 명확한 근거는 사실 없다. 재정 관련 어느 법령에도 “국가채무비율을 40% 이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홍 부총리는 40%를 말했다.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문 대통령으로서는 기재부가 재정 확대에 주저하고 있다는 인상을 가졌을 법하다.

20일 기재부 등에 따르면 ‘국가채무비율 40%’가 등장한 건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9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7ㆍ4ㆍ7(임기 중 7% 경제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7대 강국 도약) 공약’은 달성하기 어려워진 데다 세수가 부족해졌고, 급격한 재정 투입으로 국가부채가 급증했던 때였다. 당시 기재부는 2009~201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이 40%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이 때부터 40%가 마지노선처럼 인식돼 왔다”며 “이후 한번도 40%를 넘겨본 적이 없기에 홍 부총리도 이런 인식을 갖고 있지 않았겠느냐”고 귀띔했다. ‘국가채무비율 40% 룰’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이나 세입, 세출 전망을 치밀하게 분석해 수학적으로 제시된 마지노선이 아니라 일종의 ‘컨센서스’처럼 굳어졌다는 얘기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국가부채비율이 40% 이상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에 재정위기가 오고 그 이하로 관리한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고 코스피 지수 2000처럼 심리적 저항선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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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추이. 김경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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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년부터 40% 돌파

하지만 정부 재정운용 계획에 따르면, 당장 내년부터 국가채무는 GDP의 40%를 돌파하게 된다. 기재부가 지난달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첨부한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재정총량 효과 및 관리방안’에 따르면 올해 39.5%인 국가채무비율은 내년 40.3%, 2021년 41.1%, 2022년 41.8%로 상승한다. 보수 진영에선 이를 두고 “문재인정부가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우면서 돈 풀기를 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국가부채비율이 40%를 넘어도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유럽연합(EU)에선 ‘60% 이내’가 건전성의 기준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도 115%(2015년)에 달한다.

조영철 고려대 교수는 "지금은 고용난과 불경기가 심각해 과감한 재정확대 정책을 써도 재정건전성을 더 우선해 문제 삼을 상황은 아니다”며 “되레 소극적 재정운용으로 지금의 실업난이 인적자본 수준을 떨어뜨려 잠재성장력을 낮추는 것이 더 문제”라고 강조했다.

◇“재정 확대 접점 찾아야”

다수 전문가들은 지금이 확장적 재정운용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다만 세입과 세출을 따져보고 어느 정도까지 용인 가능할지에 대한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노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 저출산 추세에 따른 복지 비용 증가를 감안하면 재정 부담도 그에 비례해 급증할 수밖에 없어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현재 2%대인데, 이를 3%대로 올릴 혁신적 투자 부문이 있다면 과감히 재정을 풀어야 하겠지만, 단지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부채비율을 따지지 말자는 얘기라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김우철 교수는 “일시적으로 단기 부양책 측면에서 1~2년정도 채무비율을 높였다가 다시 관리하는 수준이라면 용인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증세 없는 재정 팽창’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