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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호프(Hope)는 없었나… 입장차 노출한 3당 원내대표 호프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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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맥줏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오신환 바른미래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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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봄바람도 얼어붙은 정국을 단번에 녹이진 못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국회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8시 서울 여의도의 한 맥줏집에서 모였다. 회동에는 정춘숙(민주당)ㆍ이만희(한국당)ㆍ김수민(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배석했다.

3당 원내대표 회동은 지난달 15일 이후 한달 여 만이다. 특히 이날 회동은 이인영(8일)ㆍ오신환(15일) 원내대표가 선출된 뒤 3당 원내대표들의 첫 공식 만남이기도 했다.

정치권의 시선도 이날 ‘호프미팅’으로 쏠렸다. 이 원내대표가 오전부터 “맥주 호프(Hof)가 아니라 희망 호프(Hope)가 돼야 한다”고 한 데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오후 오신환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호프미팅을 한다니 잘 돼서 국회가 정상화되고 추경 심의가 하루빨리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 상황이 제각각인만큼 회동에 임하는 원내대표들의 마음가짐도 각자 달랐다. 약속 장소에서 만난 이들은 서로 맥주잔을 부딪히면서 “경청의 과정에서 해법을 찾겠다”(이인영), “파국의 이유에 대해 허심탄회한 얘기를 해보겠다”(나경원), “제안한 사람으로서 조정자 역할을 해보겠다”(오신환) 등의 말로 각오를 다졌다.

비공개 대화는 맥줏집 가장 안쪽 자리에 칸막이를 세운 채 은밀하게 이뤄졌다. 보좌진 접근도 허용하지 않았다. 대신 원내대표들 끼리는 편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이들은 국산 생맥주에 크로켓, 소시지, 치킨을 곁들였다. 오후 9시부터는 배석한 원내대변인들도 빠진 채 원내대표 3명만 대화를 나눴다.

회동은 9시40분쯤 공식브리핑 없이 종료됐다. 원내대표 회동 정례화 등 별다른 합의사항도 없었다. 지친 표정으로 맥줏집을 빠져나온 이 원내대표는 “특별히 발표할 게 없다. 그동안의 경위와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나 원내대표는 “오늘이 첫 만남이니까 이제 이야기해보자 그런 정도로 (대화했다)”고 전했다. 오 원내대표는 “만남 그 자체가 사실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론을 내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3당 공동발표는 “민생·경제 해결이 국회의 최우선 과제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원론적 수준의 중간브리핑이 유일했다.

이번 회동은 오 원내대표가 16일 이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맥주 잘 사주는 형님이 돼 달라”고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이날 술값은 여당인 이 원내대표가 냈다고 한다.

한영익ㆍ임성빈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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