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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이슈 고 장자연 사건

조현오에 ‘방 사장 조사말라’…조선일보, 전사적 외압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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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씨가 장씨에 맨날 전화…법조팀장이 통화기록 빼내려 고생”

“장씨 사건 송치 무렵 기록 전체를 9부 복사했다” 진술도 확보

경향신문

타버린 자필 메모 2009년 3월13일 KBS가 보도한 장자연씨의 자필 문건 이미지. 자살로 수사를 종결했던 경찰은 보도 이후 재수사에 착수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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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장자연 문건’에는 ‘조선일보 방 사장’, ‘조선일보 사장 아들’에 대한 술접대·성접대를 강요받았다는 점이 명시됐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고 장자연씨의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가 장씨에게 술접대·성접대를 강요한 의혹은 사실에 부합한다고 결론내렸다.

과거사위는 장씨가 조선일보 관계자에 대해 술접대를 한 사실은 확인했으나 ‘성접대’ 사실은 밝히지 못했다. 조선일보가 조직적으로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은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조선일보 사장 아들 ‘방CC’에 대한 장씨의 술접대는 사실로 확인됐다. 장자연 문건에는 “(소속사 대표) 김씨가 조선일보 방 사장님 아들인 스포츠조선 사장님과 술자리를 만들어 나에게 룸살롱에서 술접대를 시켰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과거사위는 사건이 발생한 2008년 10월28일 세 사람의 휴대폰 기지국 위치와 김씨의 신용카드 결제내역 등을 종합해 “모 주점에서 장자연이 술접대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추가로 방CC에 대한 술접대나 성접대가 있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조선일보 방 사장’을 특정하기 위한 경찰 수사, ‘방 사장 접대’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히는 검찰 수사가 총체적으로 미진했기 때문이라고 과거사위는 판단했다.

장자연 문건에는 ‘2008년 9월경 조선일보 방 사장이라는 사람과 룸살롱 접대에 저를 불러서 사장님이 잠자리를 요구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경찰은 조선일보 대표이사인 ‘방AA’ 명의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단 한 달치만 확인했다. 조선일보 일가인 ‘방BB’에 대해서는 해외출장을 갔다는 이유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검찰은 조선일보 사장이 방AA가 아니라는 판단에 치중한 채 수사를 종결해버렸다고 과거사위는 지적했다.

2008년 11월에도 소속사 대표 김씨와 방CC 간 통화내역이 있어 지속적인 술접대가 있었을 정황은 충분했지만, 당시 수사기관은 10월28일 당일과 그다음 날의 통화내역만 확인했다.

과거사위 최종 보고서를 보면 방CC와 장씨의 관계가 한 차례에 그치지 않았다는 정황은 여럿이다. 조선일보가 수사를 무마하려 외압을 행사한 정황에서도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난다.

한 조선일보 관계자는 “방씨가 장자연에게 맨날 전화를 해서 (조선일보 법조팀장이) 그 통화기록을 빼기 위해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도 수사기관에 밝혔다. 과거사위는 조선일보가 수사 무마를 위해 외압을 행사한 구체적 사실 2건도 소개했다. 조선일보가 2009년 당시 경영기획실장 강모씨를 중심으로 대책반을 조직한 점과 사회부장 이모씨가 조현오 전 경기청장에게 ‘방 사장을 조사하지 말라’고 협박한 부분이다. 또 “조선일보가 장자연 사건 송치 무렵 기록 전체를 9부 복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방CC의 통화기록을 빼내고 경찰하고 ‘쇼부’를 본 것은 조선일보 시경캡이라고 들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과거사위는 조선일보의 수사 외압이 실제 부실수사를 초래했다는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다. 사건 자체가 오래돼 핵심 증거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이날 “일부 인사의 일방적 주장과 억측에 근거해 마치 조선일보가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것처럼 단정적으로 발표한 검찰과거사위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사실을 바로잡고 조선일보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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