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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검찰, 윤중천 ‘강간치상 혐의’ 추가해 구속영장 재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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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회유로 피해 여성을 성적 학대해 트라우마 안긴 혐의

정신과 진료 기록 있어 시효 극복…사기 액수도 크게 늘어

경향신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뇌물수수 의혹의 핵심 관련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사진)에 대해 검찰 수사단이 20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지난달 첫 영장이 기각된 후 한 달 만이다. 검찰은 피해여성에 대한 성범죄 혐의를 추가했다.

수사단은 이날 오후 윤씨에 대해 강간치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공갈미수, 무고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2006~2007년 자신의 강원 원주 별장과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 등에서 협박과 회유를 하며 피해여성 이모씨를 성노예로 만들어 트라우마를 안긴 혐의(강간치상)를 받고 있다. 수사단은 이씨의 피해를 윤씨로 인한 정신적 상해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당시 이씨의 정신과 진료 기록을 확보하고, 의사 소견도 들어 이같이 판단했다. 정신과 진료가 2008년 이후에도 이어졌기 때문에 공소시효를 극복할 수 있었다. 윤씨의 성접대 강요 부분은 앞서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혐의에 포함됐다.

다만 이씨가 진술한 피해 중 과거 수사 때 말하지 않았던 부분만 구속영장 청구서의 범죄 피해사실로 들어갔다. 이씨가 2015년 검찰의 2차 수사 무혐의 종결 후 법원에 재정신청을 했다 기각된 적이 있는데, 재정신청 결정이 나오면 확정 판결과 같아서 해당 피해사실로는 다시 기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에는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를 제외하곤 소추(기소)할 수 없다”고 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그 증거만으로 범죄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기소할 수 있다”며 “가해자가 나중에 자백해도 새로운 증거가 없으면 기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씨의 사기 혐의 액수도 크게 늘었다. 학원을 운영하던 권모씨를 기망해 20억원을 가져다 쓴 혐의가 추가됐다. 권씨 사기 피해는 2012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한번 수사하다 무혐의가 나온 적이 있다.

기존 혐의들도 이번 영장에 들어갔다. 대표적인 혐의는 2008년부터 강원 홍천의 골프장 개발에 대한 인허가를 돕겠다며 동인레져로부터 10억원대의 돈을 가져다 쓴 혐의다. 건축 규제를 풀어준다며 중소건설업체에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윤씨는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사업가 김모씨에게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5억원을 요구하고, 사생활을 폭로하겠다며 전직 감사원 간부에게 돈을 뜯어내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윤씨에 대한 법원의 두 번째 판단이 주목된다. 지난달 첫 영장심사 때 수사 개시 경위와 윤씨에게 적용된 혐의를 보면 사실상 ‘별건 수사’에 해당한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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