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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연 수익률 1%대 퇴직연금, 개선할 수 있을까? 민주당, 기금형·디폴트 옵션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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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특별위원회의 퇴직연금 개선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최운열 의원(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욱, 최운열, 유동수 의원. 뉴시스


국내 퇴직연금의 고질적 문제인 저조한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가가 20일 제도 개선안으로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 옵션을 도입을 제시했다.

지난 2005년 국내에 도입된 퇴직연금 제도는 적립금 규모가 이미 지난해 190조원에 이를 만큼 양적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가입자와 사업자의 무관심에 수익률은 은행 정기예금 이자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낮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이에 자본시장활성화특위는 기금형 퇴직연금 지배구조의 선택적 도입과 확정기여형(DC) 가입자에 대한 디폴트 옵션 추가 제공을 핵심 대책으로 제시했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회사와 근로자를 대신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같은 전문 대리인이 관리하고 운용하는 방식이다.

노사가 퇴직연금 운용을 맡을 수탁법인을 설립해 이 법인의 의사 결정에 따라 운용하고, 주요 의사 결정은 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수탁법인 이사회가 한다.

기존의 퇴직연금은 계약형으로 기업이 직접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사와 계약을 맺어 운용을 맡겼다.

이런 탓에 근로자의 참여가 제한되고, 연금자산 관리 등 서비스 경쟁의 발전도 더딘 측면이 있었다.

또 기업에서는 자산운용 전문가가 아닌 인사와 재무, 총무 등의 담당자가 퇴직연금 업무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연·기금 수준의 운용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에 비해 기금형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기금 의사결정 참여를 의무화해 참여권을 확대하고, 기금에 자산운용 전문가를 포함하게 해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특위의 설명이다.

디폴트 옵션은 근로자가 직접 연금자산에 대한 운용 지시를 해야 하는 DC형 퇴직연금 자산을 금융사가 알아서 굴려주는 자동투자 제도다.

즉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해 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설정한 방법에 맞춰 운용사가 적당한 상품에 투자를 할 수 있는 방식이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극 운용 지시를 하지 않고 계좌를 방치해 발생하는 문제를 개선하려는 취지의 제도다.

특위는 노사 합의에 따른 선택형 제도로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1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퇴직연금 가입자의 상품 운용 행태 연구 결과를 보면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91.4%가 운용 지시를 변경하지 않았다.

특히 근로자가 별도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원리금 보장 상품을 편입하도록 하는 규약이 있어 수익률 저하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었다.

이에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면 과도한 원리금 보장 상품 의존을 탈피해 자산운용 역량을 갖춘 전문가가 금융 환경을 계속 확인하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운용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특위는 기대했다.

한편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도입은 지난해 4월 정부 입법으로 이미 발의된 상태이고, DC형 퇴직연금에 대한 디폴트 옵션 도입은 향후 당·정 협의를 거쳐 입법화될 예정이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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