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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갤러리 “DJ” 외치자 정신 ‘번쩍’…트로피 품은 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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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존슨에 1타차 쫓긴 14번홀

“역전패당하지 않겠다” 이 악물어

US오픈·PGA챔피언십 첫 2연패

“더 이상 플레이할 홀이 남아 있지 않아서 행복했다.”

브룩스 켑카(29·미국)는 18번홀(파4)을 마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7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종라운드에서 후반 11번홀부터 4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더스틴 존슨(미국)에게 1타 차까지 쫓겼던 숨막히는 레이스를 승리로 끝낸 안도감이 그를 감쌌다. 켑카는 20일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 코스(파 70·7459야드)에서 열린 제101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6개로 4타를 잃었지만 합계 8언더파 272타를 기록, 더스틴 존슨(6언더파 274타)을 2타 차로 물리치고 워너메이커 트로피와 상금 198만달러(23억6700만원)를 차지했다.

천국과 지옥은 종이 한 장 차이였다. 14번홀 보기로 1타 차로 좁혀졌을 때, 팬들은 1996년 마스터스 마지막날 6타 차 선두로 출발했다가 닉 팔도(잉글랜드)에게 역전패를 한 그레그 노먼(호주)의 악몽을 떠올렸다. 그러나 켑카는 그때 갤러리 사이에서 “DJ(더스틴 존슨)”를 외치는 소리를 듣고 “절대로 역전패당하지 않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오기와 강인한 정신력이 그를 버티게 했고, 오히려 존슨이 16·17번홀 연속 보기로 3타 차로 멀어지면서 승부가 갈렸다.

2017·2018년 US오픈 2연패에 이어 2018·2019 PGA 챔피언십 2연패에도 성공한 켑카는 통산 6승 중 4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2014년 PGA 투어 데뷔 후 거둔 6승 중 메이저 대회가 아닌 것은 데뷔 첫 우승인 2015년 피닉스 오픈과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따낸 CJ컵뿐이다.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출신인 켑카는 183㎝, 93㎏의 다부진 체격에 올 시즌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308야드(14위)의 장타와 대담한 배짱으로 유독 메이저 대회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내왔다. 2017년 US오픈 이후 치른 8개 메이저 대회 중 승률 50%인 4승, 최근 5개 메이저 대회에서 3승을 차지했다. 켑카는 더스틴 존슨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복귀했다.

켑카는 US오픈 2연패와 PGA 챔피언십 2연패를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다음달 열리는 US오픈에서도 3연패를 이루면 1905년 윌리 앤더슨 이후 114년 만에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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