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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中企 우산 뺏지마라"...'금융당국 수장' 같은 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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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어려운데 은행 최대 이익

소상공인 대출 더 신경써달라"

시중은행장과 MOU맺으며 지적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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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시중은행장에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비 올 때 우산 뺏기(여신회수)’를 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지만 주무부처가 아닌 장관으로서는 이례적이다. 박 장관은 ‘삼성 저격수’로 불릴 정도로 대기업을 비판해왔는데 그 화살이 이번에는 시중은행으로 향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장관은 20일 열린 ‘제1차 중소기업 금융지원위원회’에서 “실물경제가 어려운데 은행은 최근 사상 최대의 이익을 얻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는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비 올 때 우산 뺏기’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들은 이러한 우려를 감안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 더욱 신경을 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은행들은 실적관리를 위해 여신 회수에만 신경을 쓴다는 비판을 에둘러 한 셈이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급속한 최저임금한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내부 부진이 영향을 미쳤는데 은행이 부실을 우려해 대출을 회수한 것만 언급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장관은 또 “제2 벤처붐의 본격적인 확산을 위해 신기술을 가진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주기 바란다”며 “기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과 함께 제로섬이 되지 않도록 운용의 묘를 살려줬으면 한다”고도 했다. 어느 한쪽을 줄이지 말고 벤처와 기존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동시에 늘려달라는 것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은행 자금을 동원하려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장관은 대출 중심의 자금지원 방식을 탈피해 “투자심사 중심으로 자금 운영의 초점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미국 실리콘 밸리의 성공한 기업가 얘기를 전하며 “왜 기업을 하느냐고 물으면 빌 게이츠는 기업 운영의 목표 중 95%가 사회환원이고 5%는 즐기기 위해서라고 답한다”며 “창업을 하고 기업이 어려울 때 은행에서 받은 대출도 사회에서 자신에게 준 혜택이니 이를 바탕으로 성공한 과실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인식이 국내 기업에도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신용보증기금은 6개 시중은행과 2,500억원 규모의 ‘매출채권보험 담보대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중소기업이 납품 대가로 외상매출 채권을 받은 경우 만기 전 매출채권보험을 담보로 은행에서 쉽게 자금을 융통할 수 있게 하는 상품이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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