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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fn사설] 洪부총리까지 우려한 미·중 무역전쟁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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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
환율 1200원대 돌파 눈앞


환율이 불안하다. 수출 부진과 저성장에 이어 환율도 치솟고 있다. 정부는 20일 긴급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함에 따라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 달러화 환율은 20일 달러당 1194원대를 기록했다. 지난 17일에는 1195원까지 치솟았다. 3월 초순만 해도 달러당 1120원대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달여 만에 달러당 70원이 급등했다. 특히 이달 들어 지난 20일 동안에만 30원 가까이 올랐다. 환율 변동폭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이번 주중에 달러당 12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에는 유리하다. 그러나 급격한 변동은 금물이다. 환율은 대내외 경제의 중심을 잡는 균형추다. 균형추가 흔들리면 경제는 지탱하기 어렵다. 이미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원화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지자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떠나고 있다. 외국인들은 7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무기력한 외환당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환율 불안의 진원지는 미·중 무역갈등이다. 지난 10일 열린 미·중 무역담판은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을 깨고 사실상 결렬됐다. 협상 결렬 이후 양측은 더욱 치열한 관세전쟁에 돌입했다. 미국은 여기에 더해 화웨이 제재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화웨이를 거래제한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리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화웨이는 5G 장비를 생산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신기술 기업이다. 미·중 갈등이 무역을 넘어 신기술 패권다툼 양상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초강대국의 대립이 장기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미·중의 무역갈등이 심화될수록 그 불똥은 한국으로 튈 수밖에 없다. 중국과 미국을 합치면 우리 수출의 39%를 차지한다. 이미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로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여기에 환율 불안까지 겹치면 한국 경제의 대외신인도 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위기를 잘 넘기면 평가절하된 한국 경제의 대외적 위상을 높이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경제의 체질 강화, 즉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키워야 한다. 노동·공공 부문의 구조개혁과 성장잠재력 확충 노력이 필요하다. 과도한 불안심리를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무리 외풍이 거세도 내실이 튼튼하면 경제가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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