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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임블리, 상무직 내려놨지만 얼굴은 포기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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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미숙 사실이나 임 상무 공도 커"

단기간 큰 회사, 시스템 부재가 사태 키워

고객 관리, 화장품 R&D 투자 등 신경쓸 것

뉴시스

(사진=임지현씨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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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 기자 = 부건에프앤씨가 연매출 17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한 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임블리'(임지현 상무 애칭)의 공이 8할 이상이었다.

8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인 임 상무는 패션 브랜드 '임블리'를 여성 의류 쇼핑몰 1위로 올려놨다. 임씨가 입고 바르는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면서 부건에프앤씨는 중견그룹 규모로 성장했다. 화장품 브랜드가 면세점이나 헬스앤뷰티스토어(H&D)에 입점하면서 '제2의 스타일난다'로 불리기까지 했다. 곰팡이 호박즙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는…

호박즙 사태는 시스템이 완벽히 갖춰지지 않은 스타트업 기업이 SNS로 흥했다가 고객 대응에 미흡한 나머지 SNS로 타격을 입는 하나의 사례가 됐다.

부건에프앤씨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호박즙 사태 이후 논란이 된 여러 사건에 대해 해명했다. 박준성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임 상무는 고객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7월1일자로 상무 보직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보직은 내려놓지만 인플루언서 활동은 지속?

임씨는 신뢰 회복을 위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갈 예정이라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지금까지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 활동에 관여했지만, 이 같은 활동에서는 물러난다는 뜻이다.

그러나 쇼핑몰 임블리의 모델 역할 등 인플루언서로서 역할은 지속할 예정이다. 부건에프앤씨는 내달부터 소비자 의견을 듣는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열 계획인데, 이를 직접 듣고 설명하는 이도 임 상무다. 여전히 임블리를 대표하는 '얼굴'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달라진 게 무엇이냐는 지적이 나오는 지점이다.

박 대표는 "(임 상무가)보직은 내려놓기로 했고 앞으로 맡을 역할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브랜드를 알리는 스피커로서 역할은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씨의 유명세로 인해 큰 회사인 만큼 파급력이 큰 모델을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대표는 "임 상무가 이번 사건에서 소통이 미숙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6년 동안 임 상무가 진심으로 고객들과 소통했기 때문에 사랑받은 측면도 있다. 앞으로 부족한 점은 반성하고 개선하겠다"고 했다.

◇"인진쑥 에센스, 호박즙, 제품엔 이상없다"

뉴시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곰팡이 호박즙' '명품 카피' '고객 대응 미흡' 등으로 잇따른 논란이 됐던 쇼핑몰 '임블리'의 모회사인 부건에프엔씨 박준성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화장품·호박즙 제품 안전성과 향후 대책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기 앞서 사과하며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19.05.20. yes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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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임블리에 제동이 걸린 것은 한 제보자가 호박즙에서 곰팡이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시점부터였다. 환불 과정에서 소비자들과 기싸움이 생기면서 '괘씸죄'가 적용돼 SNS에 안티 계정이 생기는 계기가 됐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회사 측은 일단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22억8000여만원 상당 제품에 대해 환불을 완료했다. 곰팡이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소비자 안전을 고려해 선제로 환불을 결정했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이후 해당 지역 보건소와 외부 검사기관의 조사 결과, 제품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었다는 답을 받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박 대표는 "고객들이 워낙 불안해 하셨기 때문에 환불을 진행한 것이고, 처음 판매한 식품이라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이후 신뢰 회복을 위해 더 많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면세점 등에서도 히트상품이 된 인진쑥 에센스에 대해서도 일부 소비자가 제품 이상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도 "에센스에 인진쑥 추출물 이외의 원료가 첨가됐는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지만, 제조사 성분 분석 시험 등을 한 결과 별도 원료 첨가 없이 제품이 제조됐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물류창고가 화장품을 보관하기에 부적절했다는 전 직원의 제보에 관해서는 "해당 사진은 예전에 이사할 때 폐기물 업체에서 SNS에 홍보하기 위해 사용한 사진"이라며 "현재의 물류창고는 외부기관으로부터 적합하다는 판정을 다 받은 상태다. 이후 창고를 더 확충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컸지만 위기관리는 미흡

제품 이상 문제가 불거진 이후 고객센터와 연락이 닿기 어려웠다는 점도 사태를 키웠다. 전화가 빗발치다 보니 제대로 응대를 하지 못했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회사가 단기간에 급성장하며 외형은 키웠지만, 규모에 걸맞는 시스템은 갖추지 못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이 일련의 사태를 야기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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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곰팡이 호박즙' '명품 카피' '고객 대응 미흡' 등으로 잇따른 논란이 됐던 쇼핑몰 '임블리'의 모회사인 부건에프엔씨 박준성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화장품·호박즙 제품 안전성과 향후 대책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05.20. yes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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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관계자는 "하루 760건 정도이던 콜센터 접수건이 4월 이후 3000건으로 4배 이상 폭주했다"며 "인력은 그대로인데 문의가 많아지다 보니 응대의 질이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 중이다. 회사 차원에서 인적 육성, 인재 확보를 위하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송전은?

회사 측은 안티 계정인 'Imvely_sorry'(임블리 쏘리) 계정주를 상대로 법적 다툼 중인 상황이다. 회사 관련 의혹이 온라인상에서 지속적으로 생산, 유포돼 마치 사실처럼 인식되는 것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해 안티 계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비판과 조언에 대해서는 받아들여야 할 책임이 있지만 직원 신상유출과 모욕적 발언 등에 대해서는 회사가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판단에서 소송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안티 계정을 통해 유포, 확산된 인진쑥 밸런스 에센스의 제조일자 조작 의혹은 명백한 허위 사실로 밝혀졌다"며 "논란을 야기한 제보자 역시 허위 제보자였음을 실토했다. 안티 계정의 무분별한 거짓 정보 유포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대표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회사는 앞으로 각종 루머들에 대한 설명 자료를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고 즉각 해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루머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아 일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부건에프앤씨 측은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상에서 일부 사람들에 의해 유포되는 의혹의 대다수는 사실무근의 허위이자 '가짜 뉴스'"라고 강조했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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