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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불안했던 44일…유희관 "늘 경쟁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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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민경 기자]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걸 보면서 나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희관(33)은 두산 베어스를 대표하는 좌완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구단 왼손 최초로 6년 연속 10승을 달성했고, 개인 통산 78승으로 구단 좌완 최다 승 기록도 작성하고 있다. 선발 7번째 시즌을 맞이한 올해는 홀로 왼손 선발 몫을 해 내고 있다.

2018년은 여러모로 생각을 달리하게 한 시즌이었다. 스스로 "선발투수를 하면서 가장 안 좋았던 성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29경기에서 10승 10패 141이닝 평균자책점 6.70을 기록했다. 여기서 더 흔들리면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들었다.

위기감은 올봄까지 이어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면서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 이용찬, 이영하까지 4명만 확정하고 남은 한 자리는 경쟁을 예고했다. 유희관은 시범경기까지 이어진 치열한 경쟁 끝에 남은 한 자리를 꿰찼다.

올 시즌은 초반 2경기 호투 이후 6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다. 승리가 없던 44일 동안 가장 불안한 건 유희관이었다. 그는 "그 기간에 팀의 상승세를 꺾는 투구를 했다. 권명철 수석 코치님과 김원형 투수 코치님, 정재훈 불펜 코치님께서 '조바심을 갖지 말아야 10승 한다'고 이야기해 주셨다. 코치님들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유희관은 지난 15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경기 만에 시즌 2승째를 챙겼다. 9이닝 5피안타 1사구 4탈삼진 1실점 완투승(3-1 승)이었다. 마무리 투수 함덕주가 재정비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가고, 불펜 과부하가 걸린 가운데 나온 값진 완투였다.

유희관은 "선발투수는 5일에 한 번 나가니까 가능한 길게 던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 불펜을 쉬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날은 1회에 실점을 해서 더 집중하려고 했다. 소중한 1승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승리라서 더 기분 좋았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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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은 흐름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대체 선발투수로 좋은 투구를 펼쳤던 좌완 이현호(27)를 보면서 마음을 더 단단히 먹었다. 린드블럼 후랭코프 이용찬 이영하 등 다른 선발진들의 계속된 호투도 좋은 자극이 됐다.

유희관은 "같은 팀 동료들이지만, 다른 선발들이 잘 던지는 걸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이)현호가 잘 던지는 걸 보면서 정말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이)용찬이도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몇 경기 성적이 안 좋으면 불안감이 생긴다. 예전에 성적이 좋을 때는 몇 경기 흔들려도 선발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올해는 캠프부터 경쟁해야 했다. 또 지금 대기하고 있는 좋은 후배들이 정말 많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겨울에 느꼈던 절실한 마음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려 한다. 유희관은 "선발 경쟁을 했을 때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 한다. 또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내가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성적이 안 나오면 나도 할 말이 없다. 열심히 했다고 강조하기보다는 결과로 더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은 워낙 어린 선수들이 잘한다. 내가 두산에 입단했을 때(2009년)도 기존 선수들과 경쟁을 했고, 시너지가 나면서 나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 팀이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걸 보면서 나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팀의 좋은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투수 조장으로서 책임감도 더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유희관은 "입단해서 지금까지 좌완 선발을 하면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뿌듯하면서 책임감도 느낀다. 지금은 개인적인 것보다 팀을 잘 이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이제는 팀을 이끌고 중심을 잡아야 하는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팀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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