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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Startup’s Story #448] 창작자의 ‘성장사다리’ 만드는 게 비전이라는 창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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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트는 국경과 플랫폼의 경계 없이 빠르게 확산이 가능한 매개체다. 하나의 콘텐트 IP(지식재산권)가 세계 곳곳의 문화와 플랫폼에 맞게 재생산 되기도 한다. 이런 사업 방식을 ‘콘텐트 프렌차이즈(Content Franchise)’라고 한다.

와이낫미디어는 콘텐트 프렌차이즈에 걸맞는 기업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열광하는 모바일 콘텐트(드라마, 예능)를 만들어 편성하고 글로벌 유통을 한다. 소리없는 아우성도 아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콘텐트는 월 평균 조회수 2000만 뷰 이상을 기록 중이다. 대표작으로는 ‘전지적 짝사랑 시점’,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좋맛탱 등이 있다.

와이낫미디어는 모바일 방송사, 웹드라마 제작사로 세간에 알려져 있지만, 방송채널사업자(Program Provider)에 가깝다. IP를 기반으로 광고-커머스- 유통(OTT 및 TV) 사업 모델을 가지고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영역을 확장 중이다. 동력 마련을 위해 현재 시리즈B 투자유치 라운드도 진행 중이다. 와이낫미디어 이민석 대표를 만나 이 비즈니스를 시작한 배경 및 사업 현황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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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사진=플래텀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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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낫미디어가 첫 창업이다. 그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방송사 자회사, 방송 프로덕션 등에 있었다. 연출 커리어로 가다가 프로듀싱을 했고, 프로덕션에서는 임원으로 ‘겟잇뷰티’, ‘테이스티로드’ 등 라이프스타일 예능 포맷 기획을 했다. 크로스미디어, 무안경 3D카메라와 관련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어떤 비전으로 창업을 결심한건가. 시장에서 무엇을 읽었나.

2011년부터 방송이 이전과 같은 기능을 못 할거라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 나 뿐만 아니라 흐름을 읽는 관계자들의 공통생각이었다. 당시 유튜브 콘텐트가 뜰 때였는데, 언번들링(Unbundling) 콘텐트의 시대, 기술이 아니라 콘텐트가 첨단인 시대, 플랫폼 경쟁 시대의 흐름이 명확히 보였다. 개별 콘텐트가 중요해질거고 콘텐트의 방향이 모바일쪽으로 가겠다고 생각했다. 거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 꿈을 실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50년대 일본 도호와 쇼치쿠, 6~70년 대 지브리스튜디오는 창작자의 천국이었다. 도제방식의 사다리가 있어 트레이닝을 시켜 감독 입봉까지 시키는 구조로 움직였다. 능력이 있는 사람만 하는게 아니라 수련 과정을 통해 올라가면 영화를 만들 수 있게 한거다. 그런 사다리를 타고 구로사와 아키라 등 감독이 세계적인 거장이 되었고, 일본 영화사의 황금시대를 얼었다. 내가 창업을 하며 품은 꿈과 비전은 젊은 친구들에게 기회가 되는 발판을 마련하는 거다. 회사 재원들의 재능을 계속 발굴하고 도호와 쇼치쿠처럼 사다리를 태워서 올리는 구조와 환경을 만드는 거다.

콘텐츠 사업이기에 장르 선택도 중요했을거다.

우리나라 콘텐츠 주 소비자인 여성층을 잡아야 큰 게임을 이긴다. 여성 소비자들 타켓으로 하려면 아이돌 아니면 드라마라고 봤다. 그래서 처음엔 아이돌 쪽을 눈여겨 봤지만 우리와는 안 맞는게 보이더라. 그래서 최종적으로 드라마를 하기로 했다.

드라마에서는 과비용 체계를 무너트리는 것이 숙제였다. 당시 기준으로 60분 분량 드라마 한 편에 2~3억원이 들어갔다. 과비용의 주요원인은 캐스팅이다. 톱 배우가 등장할수록 잘 팔리기 때문이다. 똑같이 해서는 안된다 봤다. 그래서 제작을 간소화하고 신인배우 위주로 기용해 3천만원 정도로 제작 비용을 낮췄다. 그렇게 시작했다.

내가 생각하는 논리는 단순하다. IP를 가지고 콘텐트를 지속적으로 만들면 무조건 이 사업은 커진다는 거다. 생산이 성장이 되는거다. IP는 롱테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근거다. IP로 어떤 수익을 낼지 처음부터 디테일하게 고민하지는 않았다. 끊임없이 생산할 수 있느냐가 먼저라고 봤다. 그런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면서 3년이 흘렀다. 이제 어느정도 회수를 하는 단계까지 왔다.

창업 전 14년의 업계 경험과 네트워크가 있었지만 창업은 생각할게 많았을거다.

선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들었다. 종합해보니 이 비즈니스 핵심은 우선 돈을 깔아놓고 시작해야 한다는 거였다. 지금 당장 수익을 내기 위한 액션을 취하면 사업이 망가질거라 판단했다. 그래서 첫 해에는 돈 벌 생각을 안 했다. 6억원 정도 쓸거라 계획하고 그만큼 자금을 마련했다.

그리고 무조건 B2C를 해야한다고 봤다. 콘텐트를 생산해 광고로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이었고 원활히 이루어지려면 뷰(view)와 구독자가 충족되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 터지며 광고가 빠르게 수주되었다. 3년차 때는 1~2년차에 비해서 히트작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사업은 더 안정화되었다. 광고가 끊김없이 들어오고 해외유통도 진행 중이다. 처음에 설계했던 비즈니스 모델을 안 바꾸고 밀고 갔던게 주효했다.

직원들 평균 나이가 28세 정도다. 이 젊은 조직에서 40대 CEO다. 세대차이는 안 느끼나. 아울러 업계 대선배뻘인데 영상을 만드는 팀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나.

직원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세대차이를 느낀적은 없다. 대표 입장에서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한다. 단순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식의 지시가 아니라 ‘이런 것도 있고, 저런 것도 있다’는 식의 말을 많이한다. 그 중에 하나라도 계기가 되어 직원들에게 ‘자기자신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면 성공이다. 나도 선배들한테 그런 과정을 통해 배웠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잊혀지더라도 멈추지 않고 그런 일을 하는게 내 역할이다. 아울러 대표로서 의사결정을 되도록 빨리 하는 것을 모토로 한다.

회사 구성원 50여 명 모두가 정규직이다. 당연해 보이지만, 방송 업계에선 당연한게 아니더라.

방송쪽 일에 계약직이 많다. 신뢰도가 높지 않고 고된 일이기에 이탈도 많다. 그리고 승자독식 구조다. 구성원 전체가 벌어들이는 수익 대부분은 회사가 가져가고, 유명 연출이나 작가 등 소수에게 부가 몰리는 비정상적인 구조다. 그 사람들이 받는 돈의 상당수는 누군가의 피땀눈물이다. 스탭들은 박봉이고 일이 끝나면 소득도 끝이다. 우리는 그런 구조를 탈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하고 있다.

내가 가장 경계하는 게 천재 프레임이다. 대단한 작가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연출과 배우가 없다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나. 오롯이 특정 한 사람 몫이라고 할 수는 없는거다. 산업에서 반응하고 광고주가 몰리기에 의도적으로 천재 프레임을 만드는건데, 중장기적으로 산업에 크게 기여할거라 보지는 않는다.

영입한 사람이 회사와 안 맞는 경우도 많다. 국내법상 한 번 들인사람은 헤어지기 어렵다. 그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뽑을 때 제대로 뽑아야 할텐데.

사업 초기부터 팀원 채용은 실무자들이 했다. 내가 관여하는 인사는 이사들 영입 정도다. 회사 원칙이 ‘내가 같이 일 할 사람은 내가 뽑는다’이다. 물론 뽑은 사람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져야한다. 그래서 실무자들도 팀원을 영입할 때 신중하게 접근하는 편이다.

여담이지만, 우리 젊은 팀원들 대부분이 20대다. 경험이 많지 않기에 실수는 많지만 극복을 쉽게 한다. 그런 경험 하나 하나가 자양분이 된다. 우리 회사의 장점 중 하나가 가볍고 빠르다는 거다. 난 이게 우리같은 성격의 조직에 맞다고 본다. 커리어가 있는 사람들은 실수는 적게 하지만 그대신 무겁다.

회사 정보가 팀원에게 투명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우리에게도 중요한 이슈다. 올해부터 KPI(성과지표)도 도입하고 개인 직무 평가, 팀평가도 한다. 연봉도 차등 적용될거다. 그게 정착되려면 회사나 개인이나 솔직해져야 한다. 누구를 누구보다 우대해 주는 분위기가 아니라 잘 하는 사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팀원 뿐만 아니라 나도 학습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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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낫미디어의 콬TV와 킼TV 채널/ 이미지=유튜브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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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들을 살펴봤는데 작품이 정말 많다. 아울러 각각 콘텐트의 개성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처음부터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추구해 왔다. TV방영까지 가는 수준이니 퀄리티는 최고라 자부한다. 내부에서 제작비를 기준으로 스테이지를 나눈다. 5천만원, 1억, 2~3억대로 구분하는건데, 스테이지 1에서 파일럿 시리즈나 기획된 작품을 만들고 스테이지 3에서는 우리식 텐트폴(tentpole·자본을 들인 기대작)을 만든다. 그런식으로 설계를 해 만들기에 콘텐트 숫자도 많고 만들 때마다 연출자들의 발전도 보인다.

유튜브에서 흥행척도는 언제 감지되나.

초기 뷰가 얼마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초반에 3만에서 5만정도 나오면 백만으로 가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뷰가 그정도 나오면 홈이나 인기 버튼에도 노출이 되고 확산된다. 유튜브는 광고를 많이 한다고 해서 다 잘 되는 건 아니다. 오가닉하게 초기 뷰가 만들어지면 확산되는 로직이다. 그래서 초기 뷰 지표에서 흥행 조짐을 알 수 있다. 초반에 4~5만 찍은 우리 콘텐트 대부분이 100만을 넘겼다.

콘텐트를 잘 만드는 것과 돈을 잘 버는건 다른 이야기다. 어디에서 이 비즈니스가 될거라 생각했나.

TV채널이 권력을 가지고 있을 때는 편성 안에 번들링하는 형태였지만, 지금은 그게 깨졌다. 시청자는 더 이상 콘텐트를 특정한 시간에 보거나 하지 않는다. 시장 흐름상 IP를 가진 상황에서 높은 품질의 콘텐트를 끊임없이 제작한다면 이 비즈니스는 언제고 성공한다고 생각했다. 수요는 충분하니 콘텐트를 높은 수준으로만 만들면 된다고 봤다. 다만 장기간 생존하려면 흑자 편성이 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현재 방송사 합작사, 연예기획사와 손을 잡고 차기 주력 작품을 제작 중이다. 또 포탈쪽에 판매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중하반기에 주력하는 콘텐트는 뭔가.

‘일진에게 찍혔을 때’ 라는 인기 게임을 기반으로 한 웹드라마다. 구글플레이에서만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1020 사이에서 열풍이 일었던 연애 시뮬레이션게임이다. 아울러 화이브라더스코리아와 함께 올해 네 작품을 만든다. 이 작품은 올레TV에 풀편성이 된다. 그리고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 돌아오고 스핀오프도 나온다. 20분짜리 연작물로 시작하지만 40분짜리 12부작 장편도 기획하고 있다. 유튜브보다는 방송사나 OTT 채널 편성을 생각하고 있다.

성과지표를 떠나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뭔가.

우리 회사 작품은 다 좋아한다. 회사 대표 입장에선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다. 개인적으론 오피스워치 2가 좋았다. 그런 작품이 뉴미디어라고 생각했다.

와이낫미디어는 신인들의 등용문같다는 느낌도 있다.

전지적 짝사랑 시점 시즌1-2의 히로인인 김혜윤은 스카이캐슬 ‘예서’ 역할로 널리 알려졌고, 시즌3 주인공은 여회현은 지금 충무로에서 핫한 배우다. 양혜지는 미니시리즈 주조연급으로 올라갔다. 조병규도 스카이캐슬과 예능을 통해 유명해졌다.

방송가에서 와이낫미디어의 작품을 보고 있는거다.

많이 본다. 우리 작품 타이틀을 카피한 방송 프로그램까지 있을 정도다.

연출자라면 지명도 높은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은 욕심이 있을텐데.

그 욕심은 이해 하지만, 그러면 배우를 위한 콘텐트를 만들 확률이 높다. 연출자와 배우가 동레벨이면 시너지가 날 수도 있겠지만, 연출자 레벨이 배우보다 낮으면 끌려가게 된다. 그리고 콘텐트 영향력은 다 그 배우의 것으로 귀결되 버린다. 그런 형태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배우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게 맞다고 본다.

주 타겟층이 1020 밀레니얼 세대다. 성별로는 여성층이 많고. 그들의 특징은 뭐라고 보나.

뭐라 뭉뚱그려서 정의할 수 없다는게 특징이다. 10년 터울이 아니라 2~3살 간격으로 성향이 다르다. 전반적으로 자기 결정권이 굉장히 강하다. 취향이나 판단의 근거도 개인 입장에 따라서 갈린다. 10대로 내려가면 그런 것이 더 할 거다. 세대 차라기 보다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거다.

밀레니얼 세대는 앞선 세대와 사용하는 언어부터 다르다. 신조어 메이커들이다. 그게 와이낫미디어에서 만든 작품 제목이나 대사에도 많이 반영된듯 싶다.

작품 제목은 프로듀서나 작가가 정한다. 사실 우리 작품은 작가가 쓴 대본대로 연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본이 나오면 모든 스탭이 참여해 무두질을 한다. 그 과정에서 TV나 영화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만큼 바뀐다. 작품은 데스크가 아니라 현장에서 나온다. 배우가 리딩하며 연마과정이 필요하다.

영상도 영상이지만 대본을 쓰는 작가의 역량이 중요한듯 싶다. 전지적 짝사랑 시점을 쓰고 연출한 이나은 작가는 얼마전 책도 냈던데.

회사에 재능있는 작가들이 많다. 사실 그들보다 훨씬 더 완결성있게 쓰는 작가들이 밖에 많을거다. 하지만 우리 작가들은 본적없는 것을 쓰고, 독특한 관점에서 집필한다. 예전에 K-POP 경연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이 ‘기존 가수와 똑같이 부르지 말라’고 조언했잖나. 작가도 똑같다. 같은 사랑이야기라도 기존의 것과 다르게 쓰는게 통한다. 이나은 작가는 그런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다.

중국 스트리밍 플랫폼에 작품을 수출했다. 일본 플랫폼 진출도 확정됐고. 현재 해외 진출 진행 상황을 이야기해 준다면.

중국은 텐센트 스트리밍 플랫폼 ‘요우스핀’에 수출을 했고, 아이치이(중국판 넷플릭스)와도 협상을 하고 있다. 사실 중국은 쇼트 동영상 트랜드 때문에 자연스레 성사된 케이스다. 직접 진출보다는 파트너사와 손을 잡고 점유율을 높이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 우리보다 빠르고 더 강해질거다. 그들이 우리보다 못 해 보이는 건 국가에서 콘텐트 규제를 많이하기 때문이다. 국가 제어가 풀린다면 생산능력이나 다양성은 따라가기 힘들거다.

사실 우리가 주력하고 싶은 해외 시장은 일본이다. 일본에는 웹드라마라는 장르 자체가 없기에 직접 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드라마 시스템이 굉장히 잘 되어있지만 크리에이션 부분은 떨어진다. 우리가 들어가면 얻을게 많다. 웹툰이 일본에 진출할 때 국내서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출판 단행본 시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웹툰이 점유율을 빠르게 뺏어왔다. 지금 일본에서 웹툰 플랫폼 상위 5개 중에 4개가 한국거다. 크리에이션 부분에서 우리나라 콘텐트가 가능성이 높은거다. 외교 이슈는 있지만 콘텐트가 진출하기 좋은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 그간 일본에는 6대 민방이라는 깰 수 없는 강력한 카르텔이 있었지만, 최근에 유튜브가 일본에서 성장하며 위기를 앞두고 있다. 1인 크리에이터들이 막 뜨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며 트래픽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제 웹드라마와 같은 콘텐트가 나올 수순이다. 그런 흐름이라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일본시장은 어떻게 공략하고 있나.

일본에 여러 유통 채널을 만들었고, ‘오피스워치’랑 ‘형제는 평화롭다’ 등 작품은 직접 판매를 했다. 또 현지 OTT 플랫폼에 전 작품 유통 계약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현지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일본 소비자 상당수는 그간 정해진대로 소비를 했기에 당장 웹드라마식 파격을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 할거다. 우리나라에서는 유튜브에 올리면 자연스레 광고 비즈니스가 됐지만, 일본은 아직 그게 어렵다. 어느정도 회수는 되겠지만, 제작비를 감당할 수준은 아니다. 그래서 웹툰사랑 콜라보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 진출해 있는 회사와 손을 잡고 재원을 마련해 공동으로 만드는거다. 실적을 쌓아나가다 보면 의미있는 비즈니스 찬스도 올거라 생각한다. 관련해 현지 유망 기업에 투자 계획도 있다.

창업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계획한건가.

물론이다. 처음부터 국내에 국한하지 않은 포맷비즈니스를 생각했다. 포맷비즈니스의 핵심 알고리즘은 로컬에서 유니크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로컬에서 터지면 바이블 형태로 해외에 파는거였다. 국내든 해외든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들 때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걸 절약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 터진 포맷 중 자국에서 먹힐 것을 찾는다. 수입사는 비용을 아끼고 수출사는 로열티 수입을 얻는거다. 그런식으로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 연결도 가능하다고 보고있다.

중국은 리메이크나 현지제작 등 방식으로 풀고있다. 근데 리메이크권을 팔아도 현지에서 심의가 오래 걸린다. 숏트폼도 규제의 영역에 있는거다.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시장이다. 일본도 빠르지는 않다. 하나 하나 한발 한발 가고 있다. 동남아는 투자대비 회수 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 보기에 현지서 요청이 있으면 보내주는 형태로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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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사진=플래텀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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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B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다. 어느정도 규모가 될까.

80억원에서 100억원 정도 규모로 5월 말 클로징이 목표다.

투자받는 과정이 쉬울리 없다. 투자자와 논리 대결에서 관건은 뭔가. 그걸 어떻게 풀고있나.

밸류 부분에서 설득하는게 어렵다. IP를 가진 콘텐트 사업의 가능성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관심있는 부분은 회수일거다. 우리는 이게 잘 돌아간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앞서 투자를 받은 콘텐트 기업들의 미진한 수익구조가 우리에게 적용될 때 난감하다. 여타기업과 우리는 출발선이 다르고, 비즈니스 모델이 상이하다고 답변하고 있다.

투자과정이 녹록치 않지만, 꼼꼼한 투자사를 만나다보니 우리 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볼 수 있는 것은 좋다. 심사역 중 한 사람은 시장 조사를 해서 우리에 대한 60장짜리 투심보고서를 써넣고 방향성에 대한 조언도 해주었다.

와이낫미디어는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주동자를 추구한다. 그걸 위해 투자유치도 하는거다. 우리가 그런 환경을 만들어 낸다면 쌓아놓은 IP가 큰 수익이 될거다.

현재 매출은 어느정도인가.

매년 3배씩 늘고 있다. 첫 해 3억원, 이듬해 8~9억원, 작년에 한 3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8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광고는 가만히 있어도 2배씩 늘고 있다. 광고주가 TV나 포털에 광고를 고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광고 흐름이 콘텐트 위주로 가고있는 것도 호재다. 효율적인 상품들을 발굴해 매출을 다각화하고 있다.

스타트업도 영상 콘텐트 제작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노력대비 성과가 크지 않다. 전문가로서 조언을 해준다면.

앞으로의 콘텐트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콜라보레이션이다. IP가 중요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저작권을 많이 가지고 있어도 돈이 안 되면 끝장 아닌가. IP를 키우려면 콘텐트를 최대한 좋은 광고판에 갖다 붙여야 한다. 영향력이 작을때에는 영향력이 큰 데와 협업이 답이다. BJ들이 그런걸 잘 한다. ‘합방’ 등 방식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콘텐트를 만들어낸다. 한물 같다던 BJ 중 적극적인 콜라보로 다시 인기를 끈 사례도 있다. 끊임없이 히스토리를 만들어 내기에 시청자도 재미있어 한다. 그런 걸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초반부터 유력한 상대와 함께하기는 어려울거다. 그럴때는 적절한 상대를 골라 어떻게든 시작해 비집고 들어가는게 필요하다. 물론 좋은 편집자를 두는 것은 기본이다. 라이브는 편집없이 가지만,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은 재가공이 필요하다.

끝으로, 대표로서 이 사업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해 달라.

내가 영화를 시작했을 당시는 영화산업이 활황기였다. 입봉 관문도 아주 높지 않았다. 시나리오로 자기 표현을 해서 거장 감독이 되는 트랙도 있었다. 방송으로 넘어왔을 때는 방송국의 전성기였다. 진입하긴 어려웠지만 그 때도 성장할 수 있는 코스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시점이 되니 그게 다 깨져버렸다. 지금 드라마 스탭은 돈도 적게 받지만 미래가 안 보인다는 것이 더 큰 불안요소다. 나는 이 산업에서 과거의 생산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주도하겠다는 생각은 안한다. 그저 와이낫미디어의 방법론이 산업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치길 희망할 뿐이다. 창작자들이 직업적 성취와 표현욕구를 충족하고 자기 개발까지 하게 된다면 생태계가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성되리라 본다. 그런 생태계에서 더 나은 품질의 콘텐트가 나올거고, 세계 시장 공략도 원활히 이루어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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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낫미디어 오피스 /사진=플래텀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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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손 요한(russia@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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