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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뿌리기·데이터 바꾸기… 中의 대기오염 수치 조작 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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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개선 지표로 공무원 평가하자 관리들, 뒷돈주는 등 조직적 자행

건물에 물대포 발사하기, 대기측정소 주변에 물 뿌리기, 조사 기간 공장 가동 강제 중단….

중국에서 공무원들이 대기오염이 개선된 것처럼 조작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중국 생태환경부의 최근 보고서에 담긴 지방정부 공무원들의 대기오염 실태 조작 사례를 소개했다. 2017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2기 이후 환경오염 개선이 지방 관료 실적 평가의 주요 지표가 되자 공무원들이 대기질 수치 조작에 뛰어든 것이다.

중국 닝샤자치구 스쭈이산시 공무원들은 2017년 1월 환경보호국 빌딩에 '물안개 대포[霧炮]'를 쐈다. 물대포 발사는 건물에 설치된 대기 측정소의 오염 측정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였다. 물을 뿌리면 먼지가 일시적으로 가라앉아 오염도가 낮게 나온다. 이들의 속임수는 중국 생태환경부가 들쑥날쑥한 측정 결과를 의심하면서 들통났다.

뒷돈을 주면서 대기 측정 결과를 조작하기도 한다. 산시성 린펀시 공무원들은 2017년 3월부터 1년간 대기 측정소 주변에 물을 뿌려 대기오염 수치를 조작했다. 이 과정에서 측정소를 비추는 방범카메라에 찍히는 것을 막기 위해 공무원들이 방범카메라 관리자들에게 뒷돈을 건넸다. 지난해 1월에는 윈난성 멍쯔시, 장시성 지안시 등 7개 도시에서 살수차의 원래 경로를 대기측정소 주변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정상 측정을 방해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무원들이 기업과 결탁해 대기오염 데이터를 조작하기도 한다. 지난 11일 안후이성 보저우시 공무원들은 기업들에 환경오염 조사 일정을 사전 통보해 이 기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게 했다. 2017년 4월에는 전국 대기오염 조사가 진행되자 각지에서 공무원들이 공장 가동을 강제 중단해 공장 측이 반발하기도 했다.

지방정부의 허위 보고 때문에 중국 정부가 전국 대기오염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왕찬파 중국 정법대 교수는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오염 실태 보고서를 근거로 관련 예산과 자원을 분배하기 때문에 허위 보고는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공기 오염이 심각한 도시일수록 공무원들이 나서 수치를 조작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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