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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학의, 구속 3일만에 첫 소환조사…시작 2시간만에 조서 작성도 없이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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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건설업자 윤중천씨 등에게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정황과 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뇌물수수·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이 구속 3일 만에 첫 소환조사를 받았으나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새로 선임한 변호인과 접견 후 조사를 받겠다"면서 사실상 조사에 불응해 검찰은 2시간 만에 김 전 차관을 돌려보낼 수 밖에 없었는데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은 19일 오후 2시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중인 김 전 차관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앞서 수사단은 구속 15시간 만인 지난 17일 소환을 통보했으나, 김 전 차관이 변호인 접견을 한 뒤 조사를 받겠다며 불응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16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자리에서 건설업자 윤중천(58)씨를 모르는 것은 아니라고 진술을 일부 번복, 달라진 태도를 보일지 주목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날 조사는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조서 작성도 없이 사실상 흐지부지 마무리되었습니다.

◆김학의, 윤중천으로부터 100여차례 이상의 성접대 받았나?

김 전 차관은 "변호인과 충분한 접견을 통해 입장을 정리한 뒤 조사를 받겠다"면서 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구속심사 단계에서 추가로 변호인들을 새로 선임했는데, 새 변호인과 아직 접견을 못 했다는 것입니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을 최대 20일까지 구속한 상태에서 수사할 수 있어 구속 만료 기한은 다음달 4일까지입니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을 대상으로 윤씨와의 첫 만남 경위부터 뇌물수수, 성범죄 의혹을 전방위로 조사한다는 방침이지만, 김 전 차관이 소환 통보에 불응하거나 사실상 조사를 거부하면서 나흘이 별다른 조사 없이 흘러갔는데요.

김 전 차관은 윤씨로부터 2006∼2008년 1억3000만원 상당의 금품과 100여 차례 이상의 성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일종의 '스폰서' 역할을 한 또 다른 사업가 최모 씨로부터 3000여 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도 있는데요.

◆수사단, 내일(20일) 성폭행 피해자 불러 조사…양측 진술 엇갈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중희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2013년 김 전 차관 사건 수사 때 경찰에 외압을 넣었다는 혐의(직권남용)에 대한 수사는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단은 곽 의원 등의 직권남용 혐의 수사에 가장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청와대의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15일 시작한 세종시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은 한 달 넘게 진행중인데요.

이를 통해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생산한 각종 문건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수사단은 윤씨에게 사기·알선수재 등 기존 범죄사실에 성폭행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를 이번 주 초까지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오는 20일에는 2008년 3월 말 윤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여성 최모 씨를 불러 조사합니다.

김 전 차관은 지난달 최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는 등 둘 사이 진술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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