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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원화 실질가치 급락…수출 반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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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러당 원화값이 급락하면서 교역 국가 간 물가를 반영한 실질실효환율도 1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실효환율이 낮아질수록 수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기존 공식이지만 글로벌 경제 부진으로 교역량 자체가 감소한 상황에서는 환율만으로 수출 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의 평균 실질실효환율(REER)은 110.20으로 전달(110.82)보다 0.6% 하락했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61개국의 물가와 교역량을 반영해 각국 통화의 실질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기준 연도 2010년)보다 높으면 화폐 가치가 고평가돼 가격 경쟁력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반대로 수치가 하락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해 9월 114.74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이 같은 경향은 달러당 원화값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값은 지난 17일 종가 기준으로 달러당 1195.7원에 거래돼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겼던 12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4월 말일 종가 1168.2원과 비교해 이달 들어서만 27.5원이 빠졌는데,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추가 하락'에 베팅하면서 과열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 같은 원화 약세가 수출 반등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효과가 나타나려면 수출품 가격이 저렴해진 만큼 수요 물량도 늘어야 하는데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유가 상승, 우리나라 수출품 경쟁력 약화 등이 전반적인 수출 실적을 억누르는 상황이다. 김현식 NH금융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원화값 하락으로 수출 기업이 당장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을 덜 수는 있겠지만 수출 물량 자체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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