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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2 서브프라임 사태’ 경고음…한국도 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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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 기업부채’ 레버리지론

미, 지난해에만 20% 크게 늘어

‘기업 신용하락→금융위기’ 우려

전문가 “한국도 신중 관리해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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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지난해에만 20% 급증한 ‘저신용 기업부채’(레버리지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레버리지론에 대한 선별적 투자와 외화유동성 등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9일 ‘레버리지론 및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시장의 위험과 시사점’(박해식·오태록 연구위원) 보고서에서 “레버리지론 차입기업의 신용등급 저하, 손실흡수여력 약화 등은 향후 부실화 확산 요인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국내 금융사 레버리지론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 고려해 외화유동성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레버리지론은 투기등급 이하(에스엔피 및 피치 기준 BB+ 이하)의 저신용 기업에 제공되는 고위험 대출채권으로, 2010년 5천억달러 규모에서 지난해 1조3천억달러 이상으로 두배 넘게 성장했다.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기업부채의 증가율은 지난 10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앞지르고 있고 (신용등급이 낮은) 가장 위험한 기업들에 부채 증가가 집중돼 왔다”며 “부채 수준이 커서 경기 침체 국면이 오면 기업들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 보고서를 보면, 레버리지론은 지난해에만 20.1% 증가했다. 1997~2018년 연평균 증가율인 15.8%를 웃돈다.

레버리지론 시장의 급성장은 세계 경제지도자들에게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지난해 레버리지론 시장의 팽창과 관련해 “세계 금융위기를 초래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비슷하다”고 경고했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도 “시스템 리스크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레버리지론이 단지 저신용 기업에 대한 대출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 은행들은 고위험 대출채권을 전액 인수한 뒤 이를 담보로 시엘오와 같은 파생상품을 발행·판매하는데, 이를 통해 다수의 비은행 기관투자자들한테 위험이 이전되고, 신용경색 국면에서는 시스템 위기로 번질 수 있다. 레버리지론이 확대되는 상황을 두고 ‘기업대출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레버리지론을 받아간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낮아지는 등의 위험 요인이 발생하면 폭탄 돌리기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레버리지론에 대한 직접 참여는 거의 없고, 보험사나 공제회 등이 시엘오나 펀드 형태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시엘오 익스포저는 10억~15억 달러 수준이다. 김수정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레버리지론 시장 호조로 일부 국내 기관에서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후순위채에도 투자하기도 했다”며 “하위 등급 시엘오의 신용등급 강등과 부실 위험이 있어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해식 선임연구위원은 “10년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우리나라와 무관한 것처럼 보였지만 위기상황으로 확산되자 피해를 입었다”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레버리지론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국내 금융사의 외화유동성을 철저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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