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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동시다발 무역전쟁 부담…동맹국 다독이며 확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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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화되는 美·中 무역전쟁 ◆

매일경제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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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결정을 6개월 연기하고, 캐나다·멕시코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철폐한 근본적인 이유는 전선을 좁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타결 가능성이 제기됐던 미·중 무역협상은 중국의 합의문 법제화 문제 등을 놓고 난항에 빠지면서 양국이 또다시 '관세 폭탄'을 무기로 한 보복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특히 미국은 더 나아가 중국의 기술 패권을 무력화하기 위해 중국 대표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를 '거래제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대해 중국도 연일 미국을 비판하며 순순히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태세를 보이고 있어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미국을 겨냥해 '중국 기술 유해론'을 퍼트리는 행위를 멈추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사설 격인 종성(鐘聲) 칼럼에서 미국이 화웨이를 압박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의 일부 관리들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중국 기술 유해론'을 퍼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환구시보도 18일 사설에서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선전포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19일 SNS 계정에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에게 조선 전쟁(6·25전쟁)을 떠올리게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그 전쟁은 3년 넘게 싸웠는데 우리의 전장에서 의지 때문에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머리를 숙이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5일 "협상을 계속하기 위해 '앞으로 어느 시점에(at some point in the future)' 중국을 방문할 것 같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양국 간 추가 협상 일정은 구체화하고 있지 않다. 그만큼 이견이 심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처럼 미·중이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모든 화력을 중국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분쟁에서 속도나 수위 조절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다.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분쟁이 커질 경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확전을 피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철강·알루미늄의 원산지 확인 절차를 강화하기로 한 것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캐나다·멕시코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 철폐가 자칫 중국산 철강 제품이 캐나다·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수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적 무역 충돌을 중단하라는 국내적 압박에 고개를 숙이는 한편 점점 고조되는 중국과의 무역 전투에 집중하기 위해 동맹들과의 무역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번 조치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기반이 탄탄해졌다는 점이다.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결정을 6개월 연기한 것은 동맹국들에 대해 화해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무역전쟁을 촉발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국내의 곱지 않은 시선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동맹국들과 무역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러한 기류를 반영하듯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비판자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압박은 동맹국이 아니라 중국에 가해져야 한다"며 "동맹국과 함께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캐나다·멕시코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철폐하면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비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도 정치적으로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USMCA 비준의 최대 걸림돌이었다"며 "조만간 USMCA 비준이 이뤄질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USMCA는 트럼프 대통령이 높은 경제성장률과 함께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최대 치적이다.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미국 측에 유리하게 고친 협정이 USMCA라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이다.

국내에서 정치적 기반이 탄탄해졌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탄탄해져 내년 대선에서 재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더욱더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트위터를 통해 "내 두 번째 임기 때의 무역협상은 중국에 훨씬 더 나쁠 수 있다"며 중국에 "지금 행동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자동차 관세 결정 연기 조치에는 일본,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에서 자동차 관세 카드를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서울 =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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