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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EU 급행표 따낸 식약처 '52개월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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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리스트' 등재되기까지

2015년 51명규모 전담팀 구성

깐깐한 기준에 첫 도전은 고배

업무수행·교육훈련지침 등 개정

자체실사 병행 등 노력 결실맺어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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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4년 4개월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산 원료의약품의 수출을 돕고자 일종의 유럽행 급행열차표를 따낸데 걸린 시간이다. 바로 유럽연합(EU) ‘화이트리스트 등재’의 쾌거다.

지난 15일 EU는 대한민국에 ‘화이트 리스트 명단’ 등재를 최종 통보했다. 한국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수준을 미국, 일본과 같은 제약선진국과 동격으로 평가했다는 뜻이다. 국내 제약사는 EU에 원료의약품 수출 추진 기간이 약 4개월 단축되는 효과를 얻게 됐다. ‘의약품 관련 제조·품질기준(GMP)’에 관한 서면확인서 제출을 면제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EU 화이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7번째 국가가 됐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화이트리스트에 오르려면 1차 관문인 서류 평가와 2차 관문인 현장평가를 거쳐야 했는데 1차 관문도 녹록치는 않았다. 서류 평가를 통과하려면 GMP 법률과정 규정에서부터 품질관리 실험실관리, 사후관리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78개에 달하는 깐깐한 평가기준을 충족해야 했다.

우리 당국은 2015년 1월부터 공식적인 도전장을 냈다. 당시 식약처가 EU 집행위원회에 화이트리스트 등재를 신청했다. 이듬해 11월에는 51명으로 구성된 매머드급 규모의 ‘전담 대응팀’을 꾸렸다. 인력은 식약처 산하 지방청 및 GMP실사 대응팀, 본부현장 대응팀, 총괄운영팀 등에서 차출했다. 그 다음달까지 우리 보건 당국이 EU측에 제출한 자료는 무려 83건에 달했다.

우리 당국은 현장평가 준비를 위해서도 만전을 기울였다. 특히 EU 실사단이 방문하는 2016년 12월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원료의약품 제조업체 및 식약처 자체 모의 실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첫 도전에선 고배를 마셨다. 2017년 5월 EU 측으로부터 “원료의약품 GMP 관리 및 집행시스템이 아직 EU 기준과 동등하지 않다”는 불합격 통지서가 날아 온 것이다.

EU 측은 불합격 통보를 하면서 2018년 1·4분기에 재평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재도전의 기회를 얻게 된 식약처는 절치부심했다. EU 측의 지적사항을 보완하기 위해 2018년 10월 의약품 품목별 사전 GMP 평가 업무수행 편람, 의약품 GMP 조사관 교육훈련 및 역량평가 지침 등을 개정했다. 또한 현장평가 대비 자체실사를 병행했다.

이윽고 EU는 2018년 11월 27일부터 12월 6일까지 총 3명으로 구성된 EU 측 재평가단을 보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장실사 후 EU 측에서 2016년 지적사항들이 충족됐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지난 2월 EU 평가단으로부터 현장재평가 최종보고서와 이행결과 완료 통보를 받았고, 5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이사회에서 대한민국의 EU 화이트 리스트 등재가 의결됐다. 첫 도전 실패 후 정확히 2년 만의 쾌거였다. 이 과정에서 브뤼셀 현지에서 열정을 다했던 이선영 EU대사관 참사관 등의 노력도 빛났다고 보건당국은 전했다.

식약처의 화이트 리스트 등재는 지난 2014년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에 이은 또 다른 쾌거로 다시 한 번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글로벌 진출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U는 미국 다음으로 의약품시장 규모가 크고 국내 의약품 수출액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EU 화이트리스트 등재가 지난 2015년 신청서 제출 이후 전담 대응팀을 중심으로 4년간 치밀하게 현장평가와 평가단 면담 등 심사절차에 대응한 결실”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고 각종 국제 협의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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