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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단독]예술단 해체로 일자리 잃은 경기 양주시립예술단원들, 지방노동위서 “부당해고”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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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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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급작스레 예술단이 해체되면서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경기 양주시립예술단 단원들이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를 인정받았다.

19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양주시립예술단지회에 따르면 올초 단원들이 양주시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 17일 받아들였다. 양주시와 양주시의회가 합리적 사유 없이 예산을 전액 삭감해 시가 운영해오던 예술단을 해체한 것은 권한남용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부당해고 판정이 나면 원직복직과 부당해고 기간 중 임금상당액 지급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단원들이 함께 낸 부당노동행위 구체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강민주 노무사는 “지방노동위가 단원들이 부당하게 해고된 것은 맞지만 해고 사유가 노조 설립·활동 때문인 점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본 것”이라며 “이러한 판정을 선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복직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양주시립예술단은 합창단(2003년 창단)과 교향악단(2009년 창단) 소속 60여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들은 주 2회 출근하는 비상임으로 일하며 고정수당으로 월 50만~60만원을 받아왔다.

단원들은 지난해 9월 열악한 노동조건과 지휘자의 갑질에 못견뎌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지난해 12월18일 양주시의회는 2019년 예술단 운영예산 7억5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시의원들은 “노조까지 설립하면서 예술단을 뭣하러 하느냐” “노조나 결성한다는 그런 사람들에게 왜 (예산이) 필요하냐” 등 반노조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어 양주시는 같은달 26일 단원 전원에게 해촉을 통보했다. 길게는 10년 이상 근무한 단원들이 하루 아침에 직장에서 쫓겨난 것이다. 단원들은 “시와 시의회는 예산 부족을 해단 이유로 들었으나 노조 결성에 따른 보복 조치”라고 반발하며 지역사회와 연대해 1인 시위 및 집회를 이어왔다.

양주시립예술단지회 김민정 지회장은 “양주시가 지방노동위 결과를 보고 복직을 결정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서둘러 추경 편성에 나서야 한다”며 “빨리 복직이 이뤄져 다시 예술단원으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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