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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무개념' 계속되는 웹툰 논란…"규제 필요" vs "PC충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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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청각장애인 희화화 '기안84'·10대 임신 성애화 '틴맘'…규제 찬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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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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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의 '복학왕', theterm의 '틴맘' 등 네이버 웹툰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복학왕'에선 청각장애인, 생산직 노동자 등을 향한 비하 표현이 사용됐고, '틴맘'에서는 10대 임신이 부적절하게 묘사됐다는 비판이다. 각 작품은 문제되는 장면을 일부 수정했으나, 일각에선 "연재 중단 등 보다 적극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마이 뿌뎌 야디'…기안84 복학왕 청각장애인 희화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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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올라왔던 기안84의 웹툰 '복학왕' 248화. 현재는 문제 표현이 수정됐다./사진제공=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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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제가 된 작품은 지난 7일 올라온 기안84의 웹툰 '복학왕' 248화의 한 장면이다. 이 작품에서 청각장애인인 주시은은 "닥코티 하나 얼마에오?'라고 말하고, '하나마 머거야디', '마이 뿌뎌 야디', '딘따 먹고 딥엤는데' 등 어눌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묘사됐다.

이에 장애인 인권단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10일 "청각장애인을 지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희화화하고 있다"며 "당사자분들은 깊은 배제와 상처를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청각장애인이 어눌하게 말을 하고 생각하는 것처럼 표현된 부분이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이에 기안84는 문제가 되는 대사를 수정했다. 또 "작품을 재미있게 만들려고 캐릭터를 잘못된 방향으로 과장하고 묘사했던 것 같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기안84의 독자들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표현 외에도 여러 표현과 묘사에 대해 문제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 누리꾼은 복학왕을 두고 "생산직 무시도 문제지만, 인종차별이 너무 노골적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기안84는 여성 혐오, 지방대 비하 등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10대 임신 웹툰 '틴맘'…"고민 없이 그저 해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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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작가 theterm의 웹툰 '틴맘'./사진=네이버 웹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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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작가 theterm의 '틴맘'도 연재 시작부터 논란이 됐다. 졸업을 앞두고 임신을 하게 된 19살 주인공 윤하늘은 큰 고민 없이 출산을 결심하고 시종일관 밝은 모습을 보인다. 또 남자친구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고 혼자 책임을 진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신체는 이따금 성적으로 묘사됐다.

독자들은 △10대의 임신이라는 소재를 너무 가볍게 다룸 △임신 후 출산을 결심하는 과정 과도하게 생략 △임신한 청소년 여성의 몸 성애화 등을 근거로 비판했다.

위근우 대중문화 칼럼니스트도 인스타그램에 "주인공은 낳느냐 마느냐, 낳는다면 왜 낳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없이 그저 '해맑게' 당연히 낳는 걸로 생각하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해나간다"며 "정말 주체적인 인간을 그리고 싶었다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자기결정권에 대해 더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나"고 지적했다.

신체 노출 등 일부 장면은 수정됐고, 네이버는 이례적으로 지난 10일 총 3회분의 웹툰을 동시 공개했다. 하지만 여전히 틴맘의 평점은 3~4점 수준으로 낮은 편이며, "연재 중단하라"는 요구까지 나온 상황이다.

◇웹툰 연령등급은 단 2개…네이버 측 "표현에 거듭 유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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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 CI. /사진제공=네이버

일부 독자들은 "혐오·비하 표현을 사용하고 부적절한 묘사를 이어가는 웹툰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비판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직장인 최모씨(24)는 "기안84 작품을 보면서, 차별 표현이란 것을 알지 못했다"면서도 "관련 기사를 보고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일종의 규제가 없다면, 일반 독자들은 무비판적으로 웹툰을 읽고 편견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보통 규제는 일정한 기준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된다. 웹툰은 원래 크게 '전체이용가'와 '청소년 이용불가' 두 단계의 연령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청소년 이용불가 작품만 성인 인증을 거쳐야 감상할 수 있다. 반면 국내 게임, 영상물, 방송 및 구글플레이·앱스토어의 연령 등급은 4~5개의 연령 등급이 세분화돼 있다.

현재 웹툰은 보다 세분화된 연령등급을 도입하는 추세지만, 이 역시 가이드라인 수준의 자율규제다. 네이버의 경우 웹툰 상단에 "~세 이상 감상을 권장드립니다"라고 연령등급이 적혀 있다. 현재 '복학왕'과 '틴맘'은 각각 15세, 12세 이상 감상을 권장하고 있다. 연령등급을 매겼지만 문제적 표현은 거르지 못하는 셈이다.

반면 웹툰 표현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충'이라고 지적하며, "과도한 비판과 규제는 웹툰 생태계를 망친다"고 외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웹툰 작가를 꿈꾸는 대학생 최모씨(21)는 "웹툰 표현이 지적될 때마다 유독 웹툰에게 과도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생각이 들고, 공감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며 "스토리를 짜거나 그림을 그릴 때, 머뭇거리게 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작에 있어 규제는 독"이라며 "작가가 스스로 필요하다면 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제시하시 않은 상태다. 네이버 측은 '틴맘' 작가의 말에서 "보내주신 다양한 의견에 대해 작가님과 함께 고민해 표현 등에 거듭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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