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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기본단위 정의 중 새로운 최연장자는 '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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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채택…'130살' 킬로그램은 20일 재정의 시행

대전 유성구 표준과학연구원서 세계측정의 날 기념행사

연합뉴스

단위 재정의에 따른 기본상수와 단위 사이 관계도
시간 단위(s)가 물질량 몰(mol)을 제외한 나머지 단위에 모두 영향을 주게 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20일부터 국제 기본단위 7개 중 4개가 새롭게 정의된다.

이번 조처로 킬로그램(㎏) 대신 초(s)가 가장 오래전 정의된 기본 물리량 자리를 넘겨받게 됐다.

19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에 따르면 재정의되는 기본단위는 질량 킬로그램(㎏), 온도 켈빈(K), 전류 암페어(A), 물질량 몰(mol)이다.

이중 일상생활에서 빈번히 쓰는 단위인 킬로그램은 1889년부터 백금(90%)과 이리듐(10%) 합금으로 만든 '국제 킬로그램 원기' 질량을 정의에 활용했다.

그러나 인공적으로 만든 물체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그 무게에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원기를 아무리 철저히 보관했어도 시간의 흐름을 이길 순 없었다.

130살 된 '1㎏'의 정의는 이 때문에 불변의 상수로 불리는 플랑크 상수에게 자리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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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재정의 이전 기존 관계도
맨 위쪽 그림과 비교해 영향을 주고받는 흐름이 단순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아울러 가장 정의의 역사가 오래된 단위는 '초'로 바뀌게 됐다.

초는 시간의 기본단위다.

1956년 국제도량형 총회에서 '1900년 태양년'을 기준으로 했던 이 단위는 1967년에 '세슘-133 원자의 초미세 전이를 이용한 시간 단위'를 정의로 채택했다.

그다음으로 오래된 단위는 길이를 나타내는 '미터'(m) 다. 킬로그램처럼 1889년에 국제 미터원기라는 인공물을 쓰다가 1983년 '진공에서의 빛 속력'을 이용해 재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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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도량형 총회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초는 이번 단위 재정의로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

물질량 몰(mol)을 제외한 나머지 5개 단위 정의에 초가 필수적으로 들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길이(m)·전류(A)·광도(cd·칸델라)의 정의에 영향을 미쳤다.

박연규 표준연 물리표준본부장은 "인공적인 무언가가 아닌, 점점 물리상수에 기반을 둔 새로운 표준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라며 "모든 사회와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절대적 기준을 만들어간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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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세계측정의 날 기념식 포스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표준연은 20일 기본단위 재정의와 세계측정의 날을 맞아 대전 유성구 본원에서 기념식을 한다.

측정과학기술 유공자 표창과 '표준의 알쓸신잡'을 주제로 한 경희대 김상욱 교수 강연이 마련된다.

기본단위 재정의를 주제로 한 기념 우표 역시 이날 전국적으로 발행된다.

박상열 표준연 원장은 "탄탄히 다져진 기반 위의 집이 견고하듯 측정이 더 고도화하게 될 것"이라며 "단위를 새롭게 정의하고 구현하는 기술력을 갖춘 국가만이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표준연 측은 이번 재정의를 계기로 단위에 대해 틀리기 쉬운 표현도 재차 주지했다.

'1㎏·2m·3s'처럼 숫자와 단위는 붙이는 게 아니라 '1 ㎏·2 m·3 s'로 띄어 주는 게 올바른 표기법이다.

단위는 영어 소문자 표기가 원칙이지만, 과학자 이름을 딴 경우나 리터는 예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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