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첫 전수조사, 지자체에 가이드라인 내려
서울, 지난해보다 380개 증가한 1500개 설치
2013년 동작구에 첫 등장, 2017년 전국 번져
타 지자체서 서초구 ‘서리풀 원두막’ 벤치마킹
기둥 땅에 박힌 고정형만…안전보험 가입 의무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에 모두 5662개의 그늘막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늘막 개수가 많아지자 행안부는 ‘그늘막 설치·관리 지침’을 만들어 지난달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전국의 그늘막 개수를 조사하고, 설치·관리 가이드라인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승용 행안부 기후재난대응과 주무관은 “그늘막이 전국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전국 지자체별 다른 기준을 모두 취합한 후 공통적인 지침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 설치된 그늘막. 전국에 5600여개 설치된 그늘막에 대해 정부가 처음으로 실치와 관리 지침을 내렸다.[사진 서초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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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고에도 대비해야 한다. 기둥 등에 반사지(불빛을 반사하는 종이)를 부착해 밤에도 잘 보이도록 했다. 주변에 가로등이 없을 땐 가급적 조명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또 영조물 배상공제보험에도 가입하도록 했다. 그늘막 때문에 다친 시민에게 배상하도록 한 것이다.
일종의 ‘안전 실명제’도 도입했다. 시·도와 군·구 단위로 각 한 명의 관리 담당자와 현장에서 그늘막을 설치· 관리하는 두 명(공무원+민간인)의 담당자를 지정하도록 했다. 한 개의 그늘막에 총 4명의 책임자가 있는 셈이다. 현장 담당자는 일주일에 한 번 그늘막의 상태 등을 점검해 ‘점검 대장’을 작성한다. 그늘막엔 담당자 연락처 등이 적힌 안내 표지판도 부착하도록 했다.
서울 동작구에 설치된 그늘막.[사진 동작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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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행정’에서 이제 여름철 ‘필수행정’으로
서울 서대문구에 설치된 그늘막.[사진 서대문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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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몇몇 구청이 본격적으로 벤치마킹해 전국에 퍼졌고, ‘히트행정’으로 꼽혔다. 같은 해엔 도로법 2조에 따른 ‘도로 부속 시설물’로 인정받았다. 서초구청의 그늘막은 유럽 최고의 친환경상인 ‘그린애플 어워즈’ 은상을 받기도 했다. 이젠 전국에서 더위에 맞서는 ‘필수행정’으로 자리 잡았다.
강북구의 그늘막은 안개비를 내뿜는다.[사진 강북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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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파라솔→안개비 그늘막까지 계속 진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그늘막도 있다. 강북구는 물안개를 내뿜는 그늘막을 선보였다. 노즐에서 물을 미세한 입자로 분사한다. 서초구는 그늘막 기둥 바닥 테두리에 화분을 뒀다. 또 기존 그늘막의 절반 크기(지름 2.5m, 높이 3m)인 ‘미니 서리풀 원두막’을 일부 구역에 설치했다. 폭이 좁은 이면도로 등에서도 땡볕을 피할 수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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