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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클라우드는 자금력" IT공룡과 맞설 한국 기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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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네이버 등 수천억원 투자할 때 해외 기업은 수조원씩 투입 규모 차이·기술 부족·과도한 규제 등 맞물려 '안방' 내줘

1만5000명 대 1600명.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와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관심의 차이를 한눈에 보여주는 수치다.

KT는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 파르나스에서 '클라우드 프런티어 2019'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업계 관계자 1600명이 참석해 KT와 파트너사의 클라우드 기술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국내 클라우드 업계의 맏형인 KT가 주최한 행사의 참석자가 1600명이었다는 것은 국내 클라우드 업체에 대한 관심이 낮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난 4월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밋 2019' 행사에는 1만5000여명의 업계 관계자가 구름처럼 모여들어 대성황을 이뤘다. AWS는 약 5만명이 참석하는 클라우드 업계 최대 행사인 'AWS 리인벤트'에 많은 한국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가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자 전용 항공기편까지 준비해 개최지인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사람들을 실어날랐다.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와 국내 사업자 간 경쟁력 차이는 이미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선이다. KT, 네이버, NHN 등 굴지의 한국 IT 기업들도 클라우드 영역을 공격적으로 개척하고는 있지만,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전 세계 시가총액 1, 2위를 다투는 IT 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벅차다고 입을 모은다.

클라우드는 철저하게 자본 집약적인 사업이다. 전 세계 곳곳에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 자금을 투입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운영해야 한다. KT, 네이버 등 국내 기업이 수천억원대 자금을 투입하는 동안 해외 기업은 수조원대 자금을 투자했다. 투자금의 차이가 결국 기술력의 차이다. 국내 기업의 안마당이어야 할 한국 클라우드 시장에서조차 해외 기업 점유율이 업계 추산 80%를 넘나드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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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 클라우드 경쟁력은 외국과 비교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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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국내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이 해외에 비해 떨어지는 이유로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규모 차이가 크고 △클라우드에서 판매하는 기술의 숫자가 부족하며 △해외 사업을 거의 하지 않고 내수에 의존하고 △정부 클라우드 주관부서와 유관부서 간 협업이 잘 진행되지 않으며 △과도한 규제로 인해 관련 산업 성장이 저하되는 점 등을 꼽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발간한 '2018 클라우드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클라우드 관련 국내 기업 804개 가운데 300인 이상이 근무 중인 중견기업은 54곳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글로벌 IT 기업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자본과 역량을 보유한 대기업은 KT와 네이버뿐이다.

클라우드 업계의 트렌드는 단순히 서버 등을 지원하는 인프라 서비스에서 기술을 판매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인 플랫폼 서비스로 바뀌고 있다.

과기정통부 조사에 따르면,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314곳으로 전체의 40%에 육박하는 반면,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55곳으로 7% 수준에 불과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2018년 전 세계 플랫폼 서비스의 규모를 인프라 서비스의 절반 수준으로 조사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전 세계와 비교해 여전히 인프라 서비스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수출 실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조사에 응답한 469개 기업 가운데 22곳(4.7%)만이 클라우드 기술을 해외로 수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총액은 256만 달러(약 30억원)에 불과했다.

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강일용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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