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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얼어버린 푸름, 조각 버린 그림…이영림 '프로스티드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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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작

조각·회화 경계에 세워둔 작품

두툼한 합판 포개어 얼깨짠 뒤

조각 아닌 회화로 극적 마무리

이데일리

이영림 ‘프로스티드 블루’(사진=가나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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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차곡차곡 쌓아올린 나무뭉치가 두툼하다. 규칙이 있는 듯 없는 듯, 제 모양 흔들지 않고 용케 올려 태웠다. 의심 없이 조각이려니 할 모양새. 하지만 벽면에 거는 회화다. 작가 이영림이 조각과 회화의 경계에 세운 작품인 거다.

작가는 결이 온전히 드러난 나무를 수없이 포개가며 얼개를 짜는 작업을 한다. 또 이를 레진이나 아크릴 미디엄으로 붙여 평면화하는 작업도 한다. 나무의 물성으로 시작해 회화의 물성으로 마무리하는 거다. 공간을 차지한 두툼한 그림이라고 할까.

굳이 왜 그렇게? 시각적으로 감지한 감각과 그 감각을 인지하는 과정서 생기는 오류를 가름하고 싶어서란다. 입체의 평면을 보는 눈과 평면의 입체를 보는 눈을 구분하는 일 말이다. 이런 생각에는 작가의 독특한 이력이 작용했을 수 있다. 인지심리학을 오래 공부한 뒤 가구디자인으로 갈아탔더랬다.

이른바 ‘집적 시리즈’라 불리는 작품 중 한 점인 ‘프로스티드 블루’(Frosted Blue·2019). 서리가 앉은 듯, 혹은 차갑게 얼어버린 뒤 희어진 푸른색을 말한다.

6월 2일까지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 가나아트 한남서 여는 개인전 ‘개인적 구조’(Personal Structure)에서 볼 수 있다. 혼합재료. 108×105㎝. 작가 소장. 송은문화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