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월 실업률 20년 만에 최저
한 곳서 오래 일하고 정규직 많아
한국은 19년 만에 최악 성적표
초단기 공공알바가 해답 아니다
서유진 경제정책팀 기자 |
일자리 호황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일본의 3월 완전실업률(계절 조정치)은 2.5%로 20여 년 만에 최저다. 완전실업자(일할 의사가 있지만 주중 1시간의 유급노동도 하지 못한 이)는 174만 명으로 인구의 1.4%에 불과하다. 한국이 역대 최대 실업자(4월 125만 명)에 19년 만에 최악의 실업률 성적표를 내놓은 것과 대조된다.
‘고용의 질’을 따지려면 근무여건, 고용 안정성, 임금과 복리후생, 교육훈련, 고용 평등, 공정한 갈등해결 시스템(월간노동리뷰, 김정우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 6가지를 봐야 한다. 리크루트에서 발행하는 취업정보 주간지 ‘타운 워크’(무료)를 보면 일본은 업무선택 폭이 넓고 일·가정 양립 가능한 일자리가 많았다. 광고회사 ‘에이블’의 근무시간은 10~ 18시, 10~17시(실제 근무 6시간) 두 종류다. 연간 휴일은 127일(2018년 기준)이다. 근무 안정성을 강조하려고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이고, 이직자가 드물다”며 함께 일하자고 어필하는 회사가 많다. 사원 기숙사를 제공해 사회초년생의 거주 문제도 해결한다.
20여 년 만에 최저실업률을 기록한 일본과 19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은 한국의 일자리 시장이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오래 가는 일자리를 소개한 일본 주간지 타운워크. [서유진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적절한 일자리 정책은 국가 경제도 바꾼다. 일본 전문가인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자문역은 “일본이 불황의 고리를 벗어난 이유 중 하나가 취업 활성화”라며 “경력단절 여성 등이 일을 시작하고 맞벌이가 되면서 소비촉진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일본이 100% 정답은 아니다. 경제 구조와 성숙도가 다른 만큼 단순 비교도 무리가 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의 ‘풀 뽑기’식 초단기 공공알바는 답안지에 놓여선 안 될 선택이다. 급하게 늘린 일자리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간호·보육 등 사회의 니즈가 많은 곳, 인공지능(AI)·빅데이터 전문가 등 기업 니즈가 강한 일자리를 지금부터 만들어 가는 게 낫다. 올해 일자리 사업 예산(13조4000억원)을 고용 장려금, 직접 일자리 사업 등 ‘급한 불 끄기’에만 쓰지 말고 고용의 질을 높이는 직업교육 훈련, 고용 안정 등 ‘장기전’에 써야 하는 이유다.
서유진 경제정책팀 기자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