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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과기정책, 5G 1개만 합격점…5개 미흡 10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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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11인 ‘5점 중 평균 3.15점’ 평가

ICT 인재양성, 규제샌드박스 저조

빅데이터·AI투자 등도 낮은 점수

“잘못한 것은 다 빼고, 자잘한 실적만 나열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ICT) 성과에 대해 과학기술계 원로들이 쓴소리를 내놨다. 중앙일보가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공학한림원의 추천을 받은 과학기술계 원로 11명을 대상으로 긴급설문을 진행한 결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3일 ‘문재인 정부 2주년 과학기술·ICT 성과’를 발표했다. 4차산업혁명 대응전략, 세계최초 5G 상용화 등 총 16개 분야에 대해 정부가 자체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전성배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2년간 4차 산업혁명 선도 인프라 등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실현을 위해 핵심 정책의 틀과 체계를 전환하고 글로벌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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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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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성과 발표는 자화자찬(自畵自讚) 일색이었지만, 과학기술계 원로들의 평가는 달랐다. ‘매우 잘함’을 의미하는 5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평가도 낮아지는 5점 척도 설문에서 원로들은 정부가 대표 성과로 제시한 16개 분야 중 단 1개에서만 ‘잘했다’를 의미하는 평균 4점을 줬다. 반면 ‘미흡하다’를 의미하는 2점대는 총 5개 분야로 전체의 31.25%에 달했다. 나머지 10개 항목에서는 ‘보통’을 의미하는 3점대가 나와 전체의 62.5%를 차지했다. 전체 평균은 3.15점. 지표로만 본 성적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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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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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5점 척도 설문과 달리, 뒤이어 진행된 구체적인 질의응답에서는 냉혹한 평가가 쏟아졌다. 특히 11명의 응답자가 평균 2.7점을 매겨 최하점을 준 ‘과학기술·ICT 인재양성’ 부문에서 그랬다. 이영무 한양대 전 총장은 “대학 교육의 공정성·공공성만 강조하고 수월성은 도외시하는 정부 정책으로는 세계와의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이 인공지능(AI) 대학원 3개를 열었다고 하지만 중국은 35개를 열어 속도감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정부가 2017년 대비 29% 성장했다고 발표한 빅데이터 시장 분야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개인정보 문제로 인해 빅데이터 산업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다. 박진우 서울대 명예교수는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빅데이터 활용이 가능한데,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공론화조차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훈 KAIST 교수는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용 인공지능 개발하기 위한 국제 경진대회를 기획하고 있는데, 빅데이터 규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창모 고려대 초빙교수는 “인공지능 전문기업 숫자가 크게 늘고, 투자도 확대됐다고 하지만, 선언적인 숫자만 나열한 듯한 기분”이라며 “과기정통부가 출범하고 4차 산업혁명위가 신설됐지만 정작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실행과 성과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성 교수는 “과학기술혁신본부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출범했지만, 현재까지만 보면 노무현 정부 때보다 성과가 미흡하다”며 “대부분 교수 출신의 ‘아마추어 리더십’과 경험 부족으로 가치를 창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유일하게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은 ‘5G 세계최초 상용화’(평균 4점)였다. 김진형 KAIST 명예교수는 이에 대해서도 “세계 최초보다는 5G를 자율주행 자동차에 활용하는 등 ‘킬러앱’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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