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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 동영상’ 6년만에…김학의 前법무차관 구속 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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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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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게 일어난 일들로 인한 참담한 기분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지난 6년 동안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산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은 최후 진술 때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으며 이렇게 말했다. 2013년 3월 이른바 ‘별장 성접대 동영상’ 사건이 처음 불거진 이후 세 차례 검찰 수사를 받은 자신의 처지를 강조하면서 판사에게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신 부장판사는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차관이 구속됨에 따라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성폭행 등 아직 규명되지 않은 부분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또 검찰 과거사위원회 권고로 올 3월 29일 출범한 수사단이 불과 48일 만에 김 전 차관을 구속했기 때문에 과거 검찰의 김 전 차관 수사에 대한 부실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 안팎에서 2013, 2014년 김 전 차관을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한 경위 등을 수사하라는 요구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이 검사 재직 당시인 2006~2011년 건설업자 윤중천(58) 씨와 부동산 사업가 최모 씨로부터 1억 6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1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단 조사 때와 달리 김 전 차관이 영장심사 때 갑자기 입장을 번복했다는 점이 영장발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 조사 당시 “윤 씨를 모른다”고 부인했던 김 전 차관은 영장심사에서 “윤 씨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잘 아는 사이도 아니다”며 말을 바꿨다.

또 김 전 차관이 올 3월 22일 밤 해외로 출국하려다 인천공항에서 긴급 출국금지 조치로 제지당한 점과 최근까지 지인들을 통해 관련자들의 진술을 막으려 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이 있다는 점 등이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단은 영장심사에서 윤 씨에게 금품과 성접대를 받은 김 전 차관이 그 대가로 윤 씨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줬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2012년 4월 경 윤 씨가 김 전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지인인 사업가 김모 씨의 사건을 청탁하려 한 정황을 재판부에 제시했다. 당시 윤 씨는 김 씨가 서울동부지검에 횡령 혐의로 고소 당해 수사를 받게 되자 광주고검장이던 김 전 차관의 비서실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또 다른 지인을 통해 김 전 차관에게 사건을 청탁했다. 검찰은 윤 씨와 지인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 내역과 김 전 차관이 김 씨 사건의 진행 상황을 조회한 기록을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했다. 수사단은 “검사 재직 시절 사건 무마를 대가로 윤 씨에게 돈을 받은 것은 죄질이 나쁘다”며 구속 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관 측은 검찰의 별건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뒤 “수사단이 무리하게 사건을 만들었다”는 취지로 주장 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김예지 기자 ye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