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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떠나는 김기태 감독에 ‘고별 선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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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사퇴 후 지휘한 KT전 패배…KIA,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로

경향신문

김기태 KIA 감독(사진)이 자진 사퇴했다.

지난 15일 구단에 사임의 뜻을 전했고 KIA 구단은 숙고 끝에 16일 사의를 수용했다.

KIA는 지난 15일까지 43경기를 치러 13승1무29패로 최하위에 처져 있었다. 김 감독 사퇴는 표면상으로는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이지만 이면에는 극단적으로 치달은 팬들의 비난에 대한 응답이 담겼다.

김 감독은 여느 감독이라면 체면과 여론을 의식하느라 하기 어려운 행동도 거침없이 하는 독특한 캐릭터로 주목받았다. 경기를 이기고 선수단을 보호하기 위해 한 행동들은 비아냥과 조롱의 대상이 됐다.

김 감독에 대한 일부 KIA 극성 팬들의 민심이 사나워지고 표출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임창용 방출 사건’부터다. 김 감독은 사석에서조차 해당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는 자신의 기용 방법에 불만을 갖고 어린 후배들 앞에서 지극히 이기적인 언행을 한 임창용의 행위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선수에 대한 험담이 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침묵하자 팬들은 헌신한 베테랑을 감독이 개인 감정에 치우쳐 내친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겨울 일부 팬들의 김 감독 퇴진 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김 감독은 취임 2번째 시즌이었던 2016년부터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지만 8년 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끈 2017 시즌에도 완벽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의 부상, 부진이 거듭되면서 최하위로 처졌고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김 감독은 자신을 향한 비난이 팀 분위기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자진 사퇴를 택했다. 김 감독은 LG 감독이던 2014년에도 시즌 초반 자진 사퇴를 한 적이 있다. 김 감독은 이날 KT전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좋은 추억만 갖고 가겠다”며 눈물을 참았고 “내가 별명이 참 많다”며 애써 웃어보였다.

KIA는 이로써 조범현, 선동열에 이어 김기태 감독까지 최근 10여년간 팬들의 비난 여론에 떠밀려 감독들을 내보내는 결과를 낳았다. 향후 감독 선임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감독은 이례적으로 사퇴 발표 뒤에도 마지막 경기를 지휘했다.

경기력이 최악으로 떨어져 있는 KIA 선수들은 이날도 힘을 내지 못하고 KT에 3-6으로 졌다. KIA는 박흥식 퓨처스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남은 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경향신문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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