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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문 대통령 “사회 구조적 문제 해결위해 적극적 재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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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정전략회의

“저성장·양극화·일자리·저출산…

지금 대응 안하면 미래 더 큰 비용

국가재정 건전…긴 호흡으로 봐야”

‘보편증세’ 등 재정 뒷받침할

‘조세 정책’ 비전은 없어 아쉬워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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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저성장과 양극화,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재정의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의 산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확장적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나라 살림의 중장기 계획을 논의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자영업자와 고용시장 밖에 놓여 있는 저소득층이 겪는 어려움은 참으로 아픈 부분”이라며 “고용 확대와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과 같은 고용안전망 강화, 자영업자 대책 등에 재정의 더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일년에 한번 대통령, 국무총리, 부총리 등 국무위원과 여당, 청와대 고위 관계자 등이 모여 중장기 재정 계획을 논의하는 회의다.

문 대통령은 재정수지의 적자를 과도하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재정수지가 단기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국가 재정이 매우 건전한 편이기 때문에 좀 더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 재정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오히려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문제의식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발언처럼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칠 여건이 충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한국 정부의 국가채무 비율은 201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42.5%(일반정부부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들 가운데 가장 낮은 편이다. 국채금리가 1%대 후반에 머무는 저금리 시대라는 점 역시 국채 발행 등 재정정책의 여력을 높여준다. 조영철 고려대 초빙교수(경제학)는 “금리가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상황에서는 국채 발행을 통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는 것이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며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재정정책의 선순환을 통해 재정건전성도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문 대통령도 이런 점을 함께 짚었다. 그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위한 예산은 결코 소모성 지출이 아닌 우리 경제, 사회의 구조개선을 위한 ‘선투자’로 봐야 한다”며 “포용국가의 기틀을 마련하고 혁신성장을 통해 경제활력을 제고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세수를 늘려 오히려 단기 재정지출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의 구상을 현실화할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취약계층의 소득 지원을 위해 △중증장애인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 적용 제외 △수급자·부양의무자 재산기준 완화 등 소득지원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저소득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어 범정부적인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재정당국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혁신적 포용국가를 위한 재정운용 방향’ 발제를 통해 “혁신적 포용국가를 구현하기 위해 활력, 포용, 혁신, 안전 등 4대 핵심전략을 추진하겠다”며 “저소득층 소득개선, 일자리 창출, 미세먼지 저감, 혁신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등에 우선적으로 재원을 배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도 ‘보편증세’ 등 재정을 뒷받침할 조세 정책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제시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조세부담률을 끌어올리는 조세정책의 뒷받침 없는 ‘확장적 재정정책’은 세수 상황과 경기 변동 등에 따라 언제든 철회될 수 있다. ‘부도수표’가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는 셈이다. 총선을 앞두고 증권거래세 인하에 앞장서고, 가업상속 공제제도의 요건을 완화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의 감세 기조 역시 이날 문 대통령이 천명한 적극적 재정운용과는 배치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답은 재정구조 혁신이었다. 문 대통령은 “적극적 재정 기조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재정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 필요한 곳에 쓰되, 불필요한 낭비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역대 모든 정부가 추진한 세출구조조정은 ‘마른 수건 쥐어짜기’라는 시각이 많다. 확장적 재정운용을 담보할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인식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노현웅 이완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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