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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발 통했나…車관세에 한국 웃고, 일본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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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25% 수입차 관세대상에 한국·캐나다·멕시코 빠져"

작년 한미 FTA 개정..픽업트럭 양보하며 車관세 선제 대응

美, EU·일본엔 쿼터제 적용 검토…日 "미·일 마찰 불가피할 것"

韓 "마지막까지 긴장 못 늦춰…18일 발표 주목"

이데일리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7년 7월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국가 정상회담에 참여하기 전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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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김상윤 기자] 한국 외교전략의 승리일까.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 25%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졌다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 예정인 행정명령안을 입수했다는 것이다. 한국과 달리 일본과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관세 부과 여부 결정을 180일간 연기하고, 대신 수출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직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아 속단하긴 이르다. 다만, 블룸버그의 보도대로 결론이 난다면, 주요 대미 자동차 수출국에서 한국만 함박웃음을 짓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무역협상 선제 타격 전략 유효했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상무부가 지난 2월 제출한 보고서에 대한 동의 여부와 대응 방식을 최대 6개월까지 연기하는 대신 EU, 일본과 자동차·부품 수입을 제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일종의 수입 ‘쿼터’를 두는 것이다.

반면 한국과 멕시코, 캐나다는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졌다. 이들 국가와는 이미 무역 재협상이 끝났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마무리했고 이 협정은 올해 초 발효됐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합의해 현재 비준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보호 무역주의’를 강화하는 트럼프 정부에 비교적 발 빠르게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공평한 무역관계를 개선”하겠다며 칼날을 꺼내들자 한국은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섰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정부의 특성상 갈수록 압박수위가 높아질 것을 고려한 행보였다.

당시 미국 상무부는 수입차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관세를 올릴지를 놓고 조사 중이었는데, 만약 이 보고서에서 수입차·부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한국 역시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판단이 있었다.

재협상 결과, 한국산 픽업트럭 관세 철폐 시기를 2021년에서 2041년으로 유예하는 등 일정부분을 양보하고, 대신 자동차 부품의 절반을 미국에서 만든 제품으로 사용하고 한·미 양국에서 직접 생산한 부품 비율을 상향 조정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막아냈다.

◇관세 적용시기 유예됐지만…EU·日 좌불안석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EU와 일본에 대해서는 ‘25% 관세 부과’ 카드를 내세워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모양새다. 수입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 여부 결정에 180일이라는 유예기간을 부과함으로써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무작정 전선(戰線)을 확대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동시에 향후 있을 협상을 대비한 압박카드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린 전략이다.

미국은 이미 캐나다·멕시코와의 협상에서 자동차 수출물량에 대한 쿼터를 요구해 관철한 바 있다. 다만 캐나다와 멕시코의 주력 수출품은 자동차가 아닌 데다가 이 상한선은 이들 국가의 수출 물량보다 더 높은 수준에 설정돼 있어 실제 영향력은 미미하다.

하지만 대미 주요 자동차 수출국인 EU와 일본은 사정이 다르다.

미국과 EU는 지난해 무역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했으나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첨예해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미국 측은 EU에 공산품의 관세 철폐와 서비스 시장 개방 확대뿐 아니라 정치·경제적으로 민감한 농축산물 시장 개방 확대까지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불공정 관행이라며 110억달러 구모의 EU 제품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추가 관세 부과도 이런 알력 다툼의 일환이다.

EU는 유럽산 자동차에 추가 관세를 매기면 즉각 보복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보복 관세가 부과될) 미국산 수입품 목록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미국 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 공식 발표 땐 우리도 바로 목록을 공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카드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미국과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쿼터제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 자동차 수출량 제한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실제로 이런 조치가 발동될 경우 미·일 대립은 필연적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졌다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워싱턴에 한국 측의 입장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며 “최종 결과는 18일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서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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