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017년 '독점' BCG 백신 공급 끊은 한국백신 제재
#‘질병의 왕’ 결핵
1960년대 어린이 예방접종 모습이다. [중앙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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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주사’와 신문물
자료: 질병관리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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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신(新)문물’인 경피용 백신이 등장했다. 피부에 주사액을 바른 뒤 9개 바늘이 박힌 주사 도구를 이용해 두 번에 걸쳐 강하게 눌러 접종하는 식이다. 하지만 국가 무료 예방접종 대상 백신이 아니라 유료다. 백신값만 2만원 이상인데 주사 접종비까지 포함하면 7만원 수준이다. 그런데도 흉터가 남지 않아 부모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BCG ‘시장’
서울 송파구 한국백신 사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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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한국백신의 유일한 경쟁사였던 엑세스파마가 2015년 9월 피내용 백신 공급을 중단하면서다. 제조사인 SSI가 백신 부문을 민영화하면서 생산을 중단하자 피내용 백신 공급이 끊겼다. 이때부터 한국백신이 국내 BCG 백신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다.
#부작용 논란… 품귀 사태
시민들이 결핵 검진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이 기간에 부모들은 여러 이유로 발을 동동 굴렀다. 무료로 예방 접종(피내용)을 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었고, 경피용은 안전성 문제가 찜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급히 2017년 10월부터 비싼 경피용 백신에 대한 임시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백신 품귀 사태는 SSI의 백신 부문을 인수한 말레이시아 AJ가 만든 피내용 백신을 국내에 공급하기 시작한 지난해 6월에서야 막을 내렸다. 국가 예산 140억원이 투입됐다. 이 기간에 한국백신의 BCG 백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늘었다. 한국백신에게 BCG 백신 수급은 ‘돈벌이’였다.
#공정거래법 ‘철퇴’… 남은 과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도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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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를 볼모로 백신 품귀 사태를 일으킨 회사는 처벌을 받게 됐다. 하지만 무서운 질병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필수 예방접종 백신조차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언제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았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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