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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리디노미네이션 안 한다는데…논란에 득 보는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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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런치리포트]'화폐단위 변경' 아닌 '화폐개혁' 불안감 이용 논란 부추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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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설날을 일주일 앞둔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직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할 설 자금을 방출하고 있다. 2019.01.29.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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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화폐단위 변경) 당사자인 한국은행 입장은 명확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8일 리디노미네이션 추진 계획과 관련 "가까운 시일 내 추진할 계획이 없고, 경제활력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은 주무국장이 "언젠가는 리디노미네이션을 해야 한다"며 "입법을 거쳐야 하는 과제인 만큼 국회가 논의를 주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한은이 리디노미네이션 추진 의지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아주 원론적인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한은은 리디노미네이션과 관련 지난달 이주열 총재가 밝힌 입장에서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기획재정부도 같은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4일 "현재 정부는 (리디노미네이션을)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달 "정부가 경제활력 대응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상황에서 논의할 일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논란 확산에 득 보는 곳은?=당사자가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할 의지가 없다는데도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물론 순수하게 화폐단위 변경을 통해 경제 효율성을 높이자는 주장이 없지 않다. 숫자 표기가 쉬워지면서, 거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산시스템이나 금융자동화기기(ATM) 교체, 고용 증가 등 다른 긍정적 효과도 예상된다.

사정에 밝은 한 시장전문가는 리디노미네이션 논란이 잠자던 돈을 깨우기 위한 불쏘시개로 쓰이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개입된다. 일부 자산가들이 금이나 달러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이득을 보는 곳이 생긴다. 현실화 여부와 관계없이 거래를 일으키는 땔감으로 뉴스가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리디노미네이션 논란이 확산되면서 자산가들이 금이나 달러 투자를 늘린다는 소문이 도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른바 '리디노미네이션 테마주'도 뜬다. 리디노미네이션이 아닌 커런시 리폼(Currency Reform), 즉 화폐개혁에 대한 불안감을 이용하는 것이다.

2002년부터 유로화를 통용한 유럽연합(EU)은 일정 비율에 따라 자국화폐를 유로화로 교환하도록 했다. 개별 국가별로 교환기간을 10년에서 30년까지 길게 뒀고, 일부 국가는 아예 기한을 두지 않았다. 화폐 교환은 익명으로 이뤄졌다. 리디노미네이션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반면 2016년 인도, 2009년 북한은 화폐개혁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교환기간을 짧게 두거나, 교환 액수를 제한했다. 화폐개혁 목적이 정치 지배력 강화와 지하경제 양성화에 있었기 때문에 사유재산 침해라는 결과를 낳았다.

한고은 기자 dorem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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