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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버스 파업 막았다는데 국민은 年 1조5000억 더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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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인상, 경기도만 2500억 늘어… 임금 760억, 인력 충원 7300억

준공영제 확대 땐 4000억 추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했던 전국 10개 지역 버스 노조가 15일 파업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면서 '버스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파업을 막기 위해 급하게 만들어낸 대책들이 결국 국민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직간접적으로 연간 1조5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15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와 각 지자체가 버스 노조를 달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은 기존 버스 기사의 임금 인상, 요금 인상, 지자체가 버스 회사에 지원금을 주는 준(準)공영제 확대 등 3가지다.

임금 인상의 경우 서울, 인천 등 8개 지역이 확정됐는데, 전남과 경남(창원)을 뺀 6개 특별·광역시 지역만 해도 연간 약 760억원에 달한다. 서울, 인천 등 대부분의 지역이 준공영제를 실시하고 있어 임금 인상에 들어갈 재원의 상당 부분을 지자체가 떠안게 된다.

요금 인상 부담도 크다. 경기도는 시내버스 요금 200원, 서울 등을 오가는 광역버스 요금 400원을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반 버스 승객은 1인당 연간 6만1000원, 광역버스 이용객은 12만2000원을 더 부담하게 될 것으로 경기도는 추산한다. 경기도 시내버스 연간 승객이 321만명이고,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광역버스 승객이 50만명을 넘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추가 부담해야 할 요금은 연간 2500억원에 달한다.

준공영제 확대에 필요한 재원은 추산이 쉽지 않다. 국토교통부는 "추산해 보지 않았다"고 했다. 정부는 14일 경기도 광역버스에 대해 정부가 직접 준공영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준공영제를 실시하고 있는 서울, 인천 등 7개 광역지자체는 지난해 버스회사에 1조원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아직 준공영제를 실시하지 않는 10개 광역지자체에도 준공영제가 도입될 경우 차량 대수, 표준운송원가 등을 감안하면 지자체가 감당해야 할 지원금 규모가 4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번 파업은 80% 이상이 준공영제 업체들이어서 임금 인상이 주된 요구 사항이었지만, 오는 6월 이후 준공영제 적용을 받지 않는 업체들이 대거 파업에 들어갈 수 있어 준공영제 확대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따라 약 1만5000명의 버스 기사를 추가 채용하는 데 필요한 인건비가 연간 7300억원이라고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버스 회사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정부나 지자체의 우회 지원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버스 대란'을 막기 위해 내놓은 이 같은 대책들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판적이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파업만 막으면 된다는 식으로 국민에게 부담될 요금 인상 등의 대책을 남발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버스 대란'을 피한 것을 거론하며 "다행히 큰 대란 없이 버스 노사 간 협상이 잘 타결됐다"고 자평했다. 1년 전 노선버스를 주 52시간 근로제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버스 대란'이 예견됐는데도 그동안 손을 놓고 있다 막판에 '세금 투입'으로 한숨 돌리자 자화자찬부터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전국 모든 지역에서 버스 협상이 극적 타결됐다"며 "서민의 발인 버스 운행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아 다행스럽다"고 했다. 반면, 야당은 "파업 직전에야 국민 부담 늘리는 식으로 사태를 틀어막았다"고 했다.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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