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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정태명의 사이버펀치]<111>지름길을 택하지 않으면 성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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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컴퓨터가 사람보다 똑똑할 수도 있나요?” 1956년에 미국 수학자 존 매카시가 주창한 이래 인공지능(AI)이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신경망을 기반으로 컴퓨터 스스로가 학습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 방식이 기존의 약점을 보완하고, 방대한 데이터 수집과 처리 능력을 갖춘 컴퓨터 발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AI는 2011년 IBM의 왓슨이 미국 TV 퀴즈쇼 '제퍼디'에서 우승하고, 2017년 바둑 대결에서 구글의 알파고가 한국의 이세돌 9단을 침몰시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다음은 어떤 기적을 보여 줄 지 궁금하다.

미국은 글로벌 기업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IBM 등을 앞세워 자율자동차·개인비서와 암진단 및 치료에 AI를 적용하고, 중국의 바이두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AI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나섰다. 일본도 25만명의 전문가 양성이라는 야심 찬 전략을 발표했다. AI가 차세대 산업 주인공임이 분명하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AI 응용 분야 투자를 대폭 늘리고, AI 대학원을 개설해 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늦게나마 다행한 일이다. 단지 AI를 정확히 이해하고, 현명한 지원 정책으로 미래를 여는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매카시의 AI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목록처리언어(LISP) 개발로 시작됐다. 그 후 빅데이터, 알고리즘, 컴퓨터수학, 컴퓨팅 자원관리, 클라우드, 슈퍼컴퓨팅 및 반도체 기술 등 'AI 코어'와 함께 AI는 진화했다. 소프트웨어(SW)와 컴퓨터공학의 한 분야로 발전, AI 폭발력은 가공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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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기반으로 하는 'AI 도구'의 다양한 개발 전략도 중요하다. 자연어 처리, 지능형 정보 보호 기술, 문자 및 음성 인식,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개발 기술 등은 AI 활용 도구로서 각 분야에 기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컴퓨터 전문가들이 중요시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분야는 대부분 정책과 관심이 집중되는 'AI 융합' 분야다. 스마트팩토리, 바이오메디컬, 스마트교육, 스마트시티, 스마트금융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의 지능화가 산업 성패와 직결된다. AI를 어떻게 적용하는지가 미래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관건이기 때문이다.

AI 융합은 융합학과 개설이나 융합집단 형성 등 전통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각 분야가 AI 기술 도입과 적용으로 지능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융합집단의 인위 생성은 융합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정부도 AI 융합을 시도하는 비컴퓨팅 분야 지원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 원격의료 등 이해할 수 없는 규제도 문제다.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하지 않고 '나와 너'의 일을 구분하면 요원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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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해킹으로 인한 신뢰 상실이나 그릇된 활용 등 윤리 이슈를 안고 있다. 악성 데이터로 AI를 학습시키거나 내부 분석 알고리즘을 불법 변조하는 경우 AI의 결정에 의존하는 사용자는 치명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AI가 인류의 밝은 미래를 가져올 지 암흑의 세상으로 추락시킬 지는 인간의 몫이다. '코어' '도구' '융합'으로 차별화된 균형 정책과 선한 방향으로의 AI 발전이 우리의 갈 길이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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