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시사이드 골프장·펄펄 뛰는 멸치…남해의 매력속으로 ‘풍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멸치회·멸치쌈밥에 ‘멸치축제’까지

바다 가로지르는 쾌감샷 ‘아난티 남해CC’

폐교 수리해 만든 국내 유일 ‘탈 박물관’

‘이터널 저니’ 오픈, 자연·젊은감성 공존

헤럴드경제

아난티 남해CC 전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수엑스포 덕분에 KTX가 개통되면서 많이 가까워졌다지만 남해는 수도권에서 가기에는 만만치 않은 거리다. 하지만 천혜의 자연풍광과 더불어 전통방식의 어업인 죽방렴, 다랭이논, 보리암, 독일마을 등 다양한 볼 거리로 사랑받는 여행지다. 여기에 최근 들어 젊은층을 겨냥한 감성적인 카페나, 레스토랑, 박물관, 기념관들이 잇달아 생겨나면서 SNS에 다양한 ‘남해 인증샷’이 줄을 잇고 있다. 실제로 남해 곳곳을 돌아보면 ‘여기에서 장사가 될까’ 싶은 구석진, 그러나 전망좋은 곳에 세련된 인테리어의 매장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독일마을 초입에 형성된 수제맥주, 피자, 커피샵 등 서구적인 스타일의 거리도 젊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남해에서도 남쪽 바닷가에 자리잡은 아난티 남해는 자연풍광 속에 잘 녹아들면서도 문화와 휴식을 안겨주는 컨셉트의 이터널 저니를 오픈하면서 젊은 감성의 테마를 더했다. 사실상 국내 최초의 시사이드 골프장 아난티 남해CC까지 함께 있어 다양한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새로운 매력들이 더해지고 있는 남해의 봄이 깊어가고 있다.

헤럴드경제

죽방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남해의 스테디셀러 ‘죽방렴’과 ‘다랭이논’

남해군 삼동면과 창선면 사이의 좁은 바다인 지족해협은 시속 13∼15㎞의 빠른 유속이 흐르는 곳이다. 이곳 바다에 설치된 전통적인 어업방식 죽방렴(竹防簾)은 남해의 명물인 멸치를 잡는데 쓰인다. 죽방렴으로 어획한 멸치는 그물 멸치보다 한결 높은 값을 받는다. 밀물때 내륙까지 들어왔던 멸치들이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V자 모양의 대나무로된 죽방렴에 갇히면 배를 대고 잡아낸다. 남해 죽방렴은 2010년에 명승 제71호로 지정됐다. 이곳에서는 체험도 할 수 있으며, 창선교에 올라서면 죽방렴에서 멸치를 퍼담는 모습을 손에 잡힐 듯 지켜볼 수도 있다. 당연히(?) 이곳에는 멸치회와 멸치쌈밥을 하는 집이 많아 봄철이면 관광객들로 붐빈다. 지난 4일~6일까지는 미조항에서 멸치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양미리만큼 굵직하고 신선한 멸치를 맛보려면 서두르는게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쉽지않은 다랭이논도 남면 가천마을에 펼쳐져있다. 바다를 끼고 있지만 절벽 위에 있어 바다를 업으로 삼을 수 없었던 이 마을사람들은 가파른 산비탈을 한토막 개간해 계단식 논을 만들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고단한 삶의 흔적이지만 뛰어난 풍광과 더불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전망대도 마련되어 있을 만큼 유명해졌다. 이른 봄이면 논 사이로 유채가 한창 피어나 더 아름답다.

콘텐츠 강화된 새로운 명소 ‘이터널 저니 남해’

힐튼 남해로 알려졌던 이곳은 지난해 아난티 남해로 이름이 바뀌었고, 그해 8월 ‘이터널 저니 남해’를 오픈했다. 이곳의 컨셉은 독특하다. 책방이자 도서관이기도 하고,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도 되며, 식음료를 구매하는 마트도 함께 있다. 가족이나 지인들이 남해여행이나 골프를 하기도 하고, 이곳에서 책을 읽거나 사고 음식을 들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종합휴식공간인 셈이다. 약 350평 규모의 2개층으로 이뤄진 이터널 저니 남해는 1층에 레스토랑과 식료품점이 있다. 식사를 하다가 객실에서 먹을 것을 사서 돌아갈 수 있다. 레스토랑 밖으로는 야외풀장이 보이며 밤에 보이는 야경도 근사하다. 2층에는 다양한장르별로 선정된 책 8000여권이 기다린다. 베스트셀러나 신간 위주가 아니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키즈 섹션에서는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이터널 저니 남해는 총 350평으로, 지난해 선보인 이터널 저니 부산보다 규모는 작지만, 콘텐츠가 더욱 강화됐다. 아난티 남해 스위트 타워 7동에 있으며, 두 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터널 저니 남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1층 레스토랑과 식료품 섹션에서는 평소에 쉽게 접하기 힘든 식료품과 남해의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오픈 키친이 돋보이는 레스토랑은 미식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테마형 공간으로, 첫 번째 여행지는 스페인이다. 이에 남해 특산품인 마늘과 해산물을 더한 감바스와 랍스타 딸리아뗄라 파스타, 남해 유자를 이용한 유자 타르트 등 이국적이면서도 건강하고 신선한 메뉴를 선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면 총 8,000여 권의 책들과 아난티의 안목으로 고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을 경험할 수 있다. 이터널 저니 남해에서 새롭게 마련된 라이프스타일 섹션은 40여 개의 브랜드 아이템들이 예술적인 영감을 주는 작가, 또는 예술가들의 스토리와 연관돼 펼쳐져 있다. 여유로운 서가에는 개성 있는 소규모 출판사와 예술서적 전문 출판사에서 선별해 온 책들이 다양한 주제별로 분류돼 있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발견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아이들도 책과 함께 하는 휴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키즈 섹션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골프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18홀의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바다를 가로질러 치는 4번홀(파3ㆍ124야드)과 7번홀(파3ㆍ141야드)은 골퍼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시원하게 바다를 넘어 온그린 시켰을 때 느끼는 쾌감은 무엇과도 비기기 어렵다. 내륙에서는 보기 힘든 레이아웃과 풍광 덕분에 거리상의 핸디캡에도 이곳을 찾는 골퍼들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상당히 많다는게 골프장측의 설명이다.

국내 유일의 탈 박물관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

주차장에 들어서면 봉산탈춤에 쓰이는 사자탈이 커다랗게 붙어있는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정하게 꾸민 정원을 거쳐 다다른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은 폐교를 수리해 만든 곳으로 국내 유일의 탈박물관이라고 한다.

동국대학교 예술대학장을 역임했던 김흥우 교수가 평생 수집해온 공연예술 관련 자료와 전 세계의 전통이 담겨있는 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전시관을 비롯해, 도서관, 실험극장을 갖추고 있다.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에는 국내·외에서 발간된 2만여 점의 전문 서적, 세계 각국의 탈 700여 개, 영상 자료 3000여 점, 팸플릿 4000여 점, 포스터 3000여 점, 각종 미술품 500여 점 등 총 25만여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2층 상설 세계 탈 전시관은 매년 탈을 교체해 가며 전시중이고, 기획 전시실은 비정기적인 기획전이 열린다. 실험극장은 군민과 관광객을 위해 금~일요일은 공연을 하거나 영상물을 상영한다.

2층 탈 전시실의 전시품 앞에는 실제 탈을 사용하는 현장 사진이 있어 이해를 돕고 있으며, 영상관에서는 가면극의 종류, 탈 제작법, 탈춤내용 등을 알기쉽게 설명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옆 방의 기획전시실에는 중국연극특별전, 서울주요극단전, 한국 배우전 등이 전시된다. 또 ‘창간호 코너’에는 1930년대~1950년 발간된 공연예술관련 잡지가 눈길을 끌고, 희귀 희곡집이나 일반극단 팸플릿도 상당수 전시되어 있다. 한국배우 100인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의 얼굴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1층에는 체험실과 실험극장, 공연전문 도서관이 있다. 특히 체험실에서는 직접 탈을 꾸며보는 체험을 할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회탈 중 선호하는 탈을 고른 뒤 형형색색 고무찰흙으로 자신만의 탈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밖에 죽방렴이 있는 지족면 구거리에는 젊은 창업주들이 세련된 인테리어의 파스타집, 책방, 꽃가게 등을 잇달아 열면서 골목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해 새로운 모습을 탈바꿈한 곳도 적지 않다. 작은 보건소를 개조한 남해바래길작은미술관은 아담하지만 소규모의 사진전 등을 열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되었다. 돌창고프로젝트는 곡물보관소를 개조한 곳으로 시골에도 문화인프라를 만들어 경제활동을 해보자는 취지로 생겨났다. 전시회도 열고, 도예공방이 있어 일일클래스에도 참가할 수 있다.

남해=김성진 기자/withyj2@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