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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스페인 北대사관 침입 홍 창 “北외교관 폭행 탈북 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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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윤석 北참사 “나라 배신할 수 없다” 거절

-美 사법부, 홍 창 혐의 담긴 기소장 공개

헤럴드경제

미국 사법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지난 2월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을 주도한 에이드리언 홍 창에 대한 기소장을 공개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홍 창을 비롯한 용의자들은 소윤석 북한 경제참사에게 탈북을 종용했으나 소 참사는 나라를 배신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AP]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미스터리에 휩싸인 지난 2월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2일 미국 사법부가 이번 사건을 주도하고 반북단체인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 리더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에 대한 기소장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했다며 구체적인 혐의가 담겼다고 보도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홍 창은 지난 2월22일 오후 5시께 대형 칼과 모조 총기, 호신용 스프레이 등을 소지한 6명의 용의자들과 함께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했다. 이들은 북한 대사관 직원 3명을 포박한데 이어 소윤석 경제참사를 폭행한 뒤 화장실로 끌고 가 손을 결박했다.

당시 대사관 맨 윗층에 있던 한 북한 대사관 직원의 부인은 문을 잠궜으나 용의자들이 진입을 시도하자 뛰어내려 탈출을 시도해고, 부상을 입었지만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현지 경찰 3명이 대사관을 찾았고 홍 창은 북한 최고지도자 얼굴이 새겨진 배지 복장 차림으로 대사관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응대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그는 또 경찰에게 부상당한 북한 국민이 있다면 현지 당국의 공식적인 신고를 받아야한다고 얘기하며 대사관 관계자로 위장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용의자들은 소 참사에게 자신들이 ‘자유조선’ 관계자라고 밝히며 탈북을 종용했지만 소 참사는 나라를 배신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홍 창과 용의자들은 여러 대의 펜 드라이브(USB 추정)와 컴퓨터 2대, 폐쇄회로 영상이 포함된 하드드라이브 2대, 그리고 핸드폰을 탈취해 오후 9시40분께 도주했다. 용의자들이 4시간40여분이나 대사관에 머물렀던 셈이다. 이들 중 5명은 3대의 대사관 차량을 이용해 떠났고, 홍 창은 남은 동료와 함께 ‘오스왈드 트럼프’라는 가명으로 우버를 호출해 도주했다. 그는 ‘매튜 차오’라는 이탈리아식 이름의 가짜 신분증을 사용하기도 있다.

홍 창은 이튿날 포르투갈 리스본을 거쳐 미국으로 이동했으며 2월27일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과 접촉해 대사관에서 입수한 물품을 건넸다. 미 수사당국은 현재 멕시코 국적의 미 영주권자인 홍 창이 캘리포니아 중부 지역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발생한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미국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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