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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대장균으로 플라스틱 만드는 '시스템 대사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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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로 휘발유·디젤 등 연료, 다양한 화학연료 제조

[제주 서귀포=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이상엽 KAIST 특훈교수는 시스템 대사공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시스템 대사공학이란 쉽게 말해 미생물을 이용해 지속가능한 친환경 화학물질을 만드는 생물공학적 방법이다.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생물공학적 또는 화학적 기술을 이용해 화학원료·연료 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을 ‘바이오 리파이너리(Bio-Refinery)’라고 한다. 시스템 대사공학은 바이오 리파이너리의 생물공학적 방법이다.
이데일리

대장균을 이용한 ‘방향족 폴리에스터’ 개발 개념도. 그래픽=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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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지난해 ‘환경분야 노벨상’으로 알려진 ‘에니상(Eni Awards)’을 수상했다. 이 교수는 인류가 직면한 환경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교수는 썩지 않는 인류 최대의 골칫거리로 등장한 플라스틱을 착한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주역이다. 미생물 등의 생물연료 즉 바이오매스와 공기 속 탄소(C)와 수소(H)ㆍ산소(O)ㆍ질소(N) 등이 미생물의 대사반응을 통해 인류가 원하는 에너지 및 화학물질을 내어놓는 원리를 이용한다.

시스템 대사공학을 통하면 미생물로 휘발유와 디젤과 같은 연료는 물론 플라스틱 등 다양한 화학원료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재 이 같은 것들은 원유와 같은 화석연료로 대부분 만들어진다.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게 하는 게 바로 시스템 대사공학이다. 이 교수는 세계 최초로 미생물을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 경북대 김경진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자연 분해에 500년 이상 걸려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PET를 빨리 분해하기 위해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분해 능력이 탁월한 변이 효소를 만들기도 했다.

이 교수의 ‘친환경 바이오매스 활용 플라스틱 생산 기술과 폐플라스틱 분해’ 연구 성과는 지난해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발표한 연구개발 성과 부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그가 창시한 ‘시스템 대사공학’ 분야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2016년 세계 10대 유망 기술’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성과에 그치지 않고 지난 1월 바이오매스인 미생물에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경로를 총 정리한 바이오 기반 화학물질 합성 지도를 개발·완성해 공개했다. 화학물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바이오 및 화학 반응들에 대한 정보를 총 망라해 생명공학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게끔 지도 형태로 정리하고 이에 대한 분석을 수행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에 발표했다.

이번에 구축한 바이오 기반 화학물질 합성 지도는 화학물질 생산을 위한 생물공학적·화학적 반응 전체에 대해 최적의 합성 경로를 구축한 것으로 앞으로 바이오 기반 화학제품 생산 연구에 귀중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처 카탈리시스는 이번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해 바이오 기반 화학물질 합성 지도를 포스터로 제작해 관련 분야의 산업계, 연구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전 세계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지도는 앞으로 시스템 대사공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아이디어의 청사진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는 향후 친환경 화학은 물론 의료·식품·화장품 분야 등 다양한 산업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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