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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편집노트]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콘텐츠 저작권리더십 발휘할 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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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한국은행은 저작권 무역수지를 14억달러 흑자로 발표했다. 게임을 비롯한 캐릭터, 음악, 방송, 애니메이션 등의 수출 효자 덕분이었다.

저작권 수출 흥행을 단지 수치만이 아니라 체험으로 느낄 수 있다. 예전에는 한국이라 하면 남북 분단국가 또는 자동차, 휴대전화 등 수출국가라는 이미지가 주축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인이라 하면, 우리 방송드라마, 음악 등을 체험했다는 사람들이 호감을 갖고 접근했다. 유럽 여행 도중 한국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 경험도 더러 있었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세계일보

명수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통상협력과장


놀라운 변화다. 20여년 전만 해도 미국과 일본 등의 콘텐츠가 인기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미국의 불법복제 감시대상국이었다. 한강의 기적처럼 저작권의 짧은 역사 속에 불법복제국가의 오명과 적자를 딛고 저작권 수출국으로 급속히 발돋움한 것이다. 보통 구미 국가들은 몇백년의 오랜 저작권 역사를 가진다. 그러나 한국은 짧은 저작권 발전 역사를 자랑하면서, 빠른 발전을 꿈꾸는 개발도상국들이 그 비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모델 국가가 되었다.

올해 4월 서울에서 아시아·태평양 24개 국가 대상 세계지식재산권기구(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WIPO)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사흘간 저작권기관장 대상 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한국 저작권 체계와 산업의 발전상을 개발도상국들에 전하는 자리다. 물론 한국이 WIPO에 낸 신탁기금으로 개최된 회의였다. 그러나 WIPO가 세계 저작권 발전에 한국의 저작권 법제 체계와 산업 발전상을 공유 모델로 활용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자못 크다.

특히 매년 늦가을 개최하는 WIPO 한국 저작권 방문연수도 참가 요청이 쇄도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개발도상국 참가자들이 한국 저작권 실무를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직 세계지식재산권기구에는 한국 고위직이 별로 없다. 바로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도 각각 사무차장(Deputy Director General)과 사무차장보가 있으나, 한국인은 국장급(Director) 2명에 그치고 있다. 또한 WIPO 지역사무소가 6개국(일본, 싱가포르, 중국, 브라질, 러시아, 알제리)에 운영되고 나이지리아에도 개소될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아직 없다. 한국의 국제적인 지식재산권 위상에 비해 안타까운 현실이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만큼, 국내외 저작권 행정지원체계의 발전 또한 절실하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아시아 대표로서의 저작권 리더십을 발휘해 나갈 날을 그려본다.

명수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통상협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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