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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호성의출발새아침] "하정우&봉태규, 연기만큼 매력적인 그들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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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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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The RLeader 더 리더’

□ 방송일시 : 2019년 4월 26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성신 출판평론가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우리 사회의 리더(Leader)의 책을 통해 독자(Reader)로서 그 사람의 시대정신을 살펴보는 시간이죠. '더 리더(The RLeader!)' 책하면 척! 북 칼럼니스트 김성신 출판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신 출판평론가(이하 김성신): 안녕하세요.

◇ 김호성: 오늘의 'The RLeader'는 어떤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요?

◆ 김성신: 오늘은 아주 멋진 영화배우 두 분을 우리 시대의 책 읽는 리더로서 살펴볼까 합니다. 두 분 모두 연기뿐 아니라 최근 저술가로서도 우리 시대의 담론까지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공통점이 있는데요. 하정우와 봉태규. 두 배우이자 작가를 오늘 우리 시대의 리더로서 살펴볼까 합니다.

◇ 김호성: 최근에 책을 펴내서 화제가 되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 김성신: 네. 두 분이 최근에 책을 펴낸 것도 맞는데요. 그리고 화제가 된 것은 사실인데, 두 분 모두 이번이 두 번째 저서입니다. 작년 11월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을 펴내고 종합 베스트셀러 최상위권까지 올라갔던 하정우 씨는 지난 2011년입니다. 첫 번째 에세이 <하정우, 느낌 있다>라는 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또 이 책 같은 경우에는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흥수 화백이 아주 극찬했던, 하정우 씨가 직접 그린 그림 60여 점과 함께, 그림 작업과 연기, 가족과 사랑, 우정과 일상 이런 자신에 대한 아주 인간적인 솔직한 이야기들을 펼쳤었던 그런 책이었습니다.

◇ 김호성: 봉태규 씨도 책을 냈잖아요. 그렇죠? 두 번째, 그것도.

◆ 김성신: 지난 2017년 5월에 <개별적 자아>라는 에세이를 펴냈고요. 봉태규 씨는 이 책을 통해서 굉장히 뛰어난 문체와 굉장히 뛰어난 깊은 사유 이런 것들을 보여줬습니다. 이에 힘입어서 이번 달 초입니다. 이번 달 초 4월에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라는 제목의 두 번째 에세이를 펴는데요. 가족과 내면의 성숙, 바로 이런 것들을 주제로 한 책인데 지금현재 독자들의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역시 글이 워낙 깊고 좋습니다.?

◇ 김호성: 그럼 하나하나 살펴볼까요. 먼저 하정우 씨 책부터 좀 더 만나볼까요?

◆ 김성신: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 바로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작년 11월에 출간됐는데요. 하정우 씨는 우리가 보통은 영화배우로, 스크린에서 주로 많이 하니까 영화배우라는 직업이겠구나, 라고 생각하는데 직업이 굉장히 많습니다. 배우이자 영화감독이기도 하고요. 영화제작자이기도 하고, 화가이기도 합니다.?

◇ 김호성: 글쎄요. 아주 다양한 재능을 가졌어요.

◆ 김성신: 그리고 에세이스트이기도 하고요. 자신의 정체성을 계속 확장시켰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배우치고 영화연출을 잘한다, 배우치고 그림 좀 잘 그린다. 배우치고 글 좀 쓴다' 이것이 아니라, 언제나 보면 본격적인 감독이었고, 본격적인 화가였고, 본격적인 작가로서 지금 어떤 면모들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그야말로 '~치고'라는 수식어가 필요 없는, 직업 그 자체로서 다양한 어떤 영역들을 온전히 자신의 영역으로 만들어 왔다. 이렇게 보이거든요. 지금 함께 소개해드리는 봉태규 씨도 그렇지만, 바로 이런 점이 이 두 분을 우리 시대의 리더로서 볼 수 있는 하나의 지점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예전에도 보면 다양한 영역에 도전한 연예인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있었잖아요. 이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차별점이랄까, 어떤 것들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 김성신: 네, 말씀하시는 대로 그림 그리시는 배우, 글 쓰는 가수, 영화감독이 된 탤런트, 다 계셨죠. 이번이 이들이 처음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정우 봉태규 이 두 분처럼 자신의 직업적 영역을 이렇게 온전히 확장한 경우가 있었나, 라고 살펴보면 이런 점에서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령 <걷는 사람, 하정우> 바로 이 책의 제목처럼 계속 확장되는 자신의 직업 속에 '걷는 사람'이라는,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이나 어떤 전형성에서는 벗어난, 걷는 사람도 하나의 직업이다, 이런 개념인데요. 바로 하정우 씨가 이런 직업을 하나 더 만든 거고, 이 책이 바로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 김호성: 말씀 들어보니까 예전에 프랑스 언론인 출신 베르나르 올리비에인가, <나는 걷는다> 이런 책을 써서 제가 그걸 한 번 관심 읽게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걷는 것도 직업이 될 수 있다, 이런 느낌이 드네요.

◆ 김성신: 예. 저는 이렇게 믿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 읽었던 책 때문이기도 한데요.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이라는 책을 쓴 사회학자 정수복 박사가, 그 책이 워낙 그 당시에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자신의 직업을 스스로 '전문산책자'다, 나는 직업이 산책자다. 이렇게 이 책을 출간했을 때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왜 우리가 꼭 돈 버는 일만이 내 직업이어야 하느냐, 왜 직업으로 남들에게 알려야 하느냐. 내가 천직으로 여기고, 내가 가장 그것을 행복해하고, 내가 가장 주로 하고 있는 일이 그것이라면 그것이 돈 버는 일이 아니라 하더라도, 산책도 직업이 될 수 있잖아요.?

◇ 김호성: 굉장히 중요한 지적인데요.

◆ 김성신: 예. 하정우 씨는 <걷는 사람, 하정우> 이번 이 책에서 정수복 박사의 이런 식의 견해와 굉장히 일치하는 사유를 보여줍니다. 하정우 씨가요. 실제 하루 3만 보를 걸어서 출퇴근을 하고요. 하와이에 갔을 때는 10만 보를 걸어서 기록을 경신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에게 적극적으로 걷기를 권장하기도 하고, 걷기 모임도 결성해서 운영하고요. 그야말로 걷기 전문가이고, 걷는 것 또한 하정우 씨의 직업 중 하나라고 말해도 충분할 정도입니다.

◇ 김호성: 저도 많이 걷는 편인데 걸으면서 하정우 씨를 만난 적은 없었는데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가 들기도 하는데. 왜 걷는가, 이런 내용이 책에 있습니까?

◆ 김성신: <걷는 사람, 하정우>는 걷기에 대한 예찬이기도 하지만 배우 하정우의 삶에 관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왜 걸었는지, 걷기가 어떤 의미였는지, 이런 점들을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 대목을 제가 잠깐 들려드리겠습니다. 잠시 제 목소리를 하정우 씨라고 생각하시고.

◇ 김호성: 알겠습니다. 하정우 씨 내레이션입니다.

◆ 김성신: "오디션은 삼 분 안에 결정되는 잔혹한 경쟁이지만, 보석은 그 짧은 시간에도 스스로 빛을 발한다고 믿었다. 내 몸에 기운과 에너지를 늘 충만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밤이면 집에 들어가기 전에 한강을 따라 걸으면서 하루 일과를 정리했다. 그때 평균적으로 하루에 여섯 시간씩은 걸어 다녔던 것 같다. 걸으면서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었다. 배우란 분명 선택받는 직업이지만, 그 선택받을 수 있는 무대까지 걸어가는 것은 내 두 다리로 할 수 있다고 믿었다."

◇ 김호성: 하정우 씨의 글을 김성신 평론가께서 읽어주셨습니다. 참 생각보다 걷는다는 것이 우리 인생에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이구나, 이런 느낌이 드네요.

◆ 김성신: 그렇습니다. 이 뒤에 이어지는 글의 내용들을 보면, 당장은 너무 무명배우라서 그 당시에 오를 무대조차 없고, 자신의 연기를 보여줄 수도 없었던 시절에 세상을 원망하고 자신의 불운이나 기회를 탓하는 대신, 그 대신에 자신은 걷고 또 걸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 걷기를 통해서 나쁜 기분을 몰아낼 수도 있었고요. 도저히 답이 없을 것만 같은 막막함 속에서도 어느 순간부터는 출구를 찾을 수도 있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걷기를 통해서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거든요. 그래서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그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는데, 바로 이런 지점들이 굉장히 큰 공감과 감동을 독자들에게 주고 있습니다. 하정우에게 있어서 '걷기'란, '처한 상황이 어떻든, 내가 손에 쥔 것이 무엇이든, 살아 있는 한 계속할 수 있는 것' 지금 이 책에서 그렇게 표현하고 있거든요. 이것은 걷기를 정말 자신의 온전한 자신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그런 사유의 지점을 여기서 보여줍니다.

◇ 김호성: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봉태규 씨는 어떤 책을 썼는지요?

◆ 김성신: 일단 봉태규 씨는 글을 정말 잘 씁니다. 제가 전문가로서 정말 인정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굉장한 미문, 아름다운 문장으로 작가입네 하는 그런 글을 쓰는 작가는 아닙니다. 얼핏 보면 평범하고 쉬운 문장들인데요. 그런데도 봉태규 씨의 담담한 문장을 계속 읽어가다 보면 그의 생각에 일단 수긍하게 되고요. 그러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봉태규라는 사람의 내면에 굉장한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 결국 감동을 받게 되는데요. 이것의 비밀은 저는 '좋은 생각'에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결국 사람을 감동시키는 좋은 문장이라는 것은 좋은 생각으로부터만 나오는 것이다, 라는 점을 봉태규 씨의 책이 증명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리고 놀랍게도 그는 전문적으로 글 쓰는 법을 배우거나 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인생 살다가 어느 순간에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힘든 일이 막 겹쳐서 자신의 인생에 다가올 때 그냥 무작정 글을 쓰고 싶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에너지를 어디론가 쏟아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서점에 가서 에세이들을 닥치는 대로 사서 읽고 쓰기를 막바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이 바로 첫 번째 에세이, 2017년도에 출간됐는데 <개별적 자아>라는 책이고요. 삶에 대한 본질, 이런 것들을 깨달아가는 아주 깊은 사유의 과정을 담고 있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 김호성: <개별적 자아>에 이은 이번 두 번째 에세이 제목은 그러면 어떤 것이죠?

◆ 김성신: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그동안 자신이 출연했던 여러 방송이라든지 소셜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자신이 드러냈던 조금은 색다른 자신의 가족론, 자신의 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 이런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펼쳐주는데. 남과 여, 아내와 남편, 출산과 육아, 혼인신고와 결혼 이런 주제들, 가족과 관련돼 있는 주제들에 대해서 그간 자신이 갖고 있었던 생각, 그런데 그 생각들이 굉장히 신선하기도 하고요. 우리로 하여금 한 번쯤 우리 삶과 우리 사회를 성찰하게 만드는 깊이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 김호성: 예전에 최강희 영화평론가가 <가족의 탄생>이라는 영화를 소개해줬는데 아마 거기에 본인이 나왔을 거예요. 그러면 책의 내용이 어떤지 궁금해지는데요.

◆ 김성신: 모두 평등하고 서로 존중하고, 그러면서 각자 나답게 사는 것. 이 가치관을 위해서 자신은 매일 자신과 씨름하고 고민한다, 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까. 예를 들어서 봉태규 씨가 쓴 내용 가운데서 어떤 것이 있는지, 한 문단 정도 하정우 씨 책을 낭독해주신 것처럼 해주신다면요?

◆ 김성신: 네, 그러면 이번에는 봉태규 씨라고 생각하고 들어주십시오. '동화여도 유감이다'라는 제목의 글인데요.

"아무리 부모여도 자식이 다 희생할 필요는 없어. 심 봉사 옆에는 뺑덕어멈도 있잖아. 책임은 뺑덕어멈과 심 봉사가 져야 해. 어른이 되었는데도 자신의 처지만 비관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건 옳지 않아. 아빠가 나이 들고 이런 못난이가 되어 있으면 따끔한 충고를 하든지 외면해줘. 아빠가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줘. 서운해하지 않을게.?

부모 자식 사이라고 해도 서로를 위해 희생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야. 심청이처럼 물에 빠지지 말고 본비의 행복을 찾아서 떠났으면 좋겠어. 아빠의 행복을 위해서 절대 널 희생시키면 안 돼. 본비가 행복해야 아빠도 행복해. 알았지?"

본비는 봉태규 씨의 자제인데요. 자제에게 심청전 동화를 이야기해주면서 '너는 심청이처럼 그러지 마라. 나를 계속 긴장시키고 너의 행복을 개별적으로 추구해라' 이런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 김호성: 작가의 능력이 공감의 능력일 텐데, 공감하는 부분들이 조목조목 있는 것 같습니다. 하정우, 봉태규 두 배우의 작가로서의 모습이 어떠한가를 오늘 잘 말씀해주셨는데요. 마지막으로, 이 시대를 이끌어 가고 있는 두 Leader들을, 책 읽는 Reader로 정의해주신다면요?

◆ 김성신: 하정우, 봉태규 두 스타는 '스크린의 은하계와 구텐베르크의 은하계를 순식간에 이동하는 블랙홀 같은 리더다' 이렇게 표현하겠습니다.

◇ 김호성: 구텐베르크의 은하계는 미디어 쪽에서도 많이 회자되곤 하는데, 스크린의 은하계와 접목시키니까 이해가 쏙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김성신 출판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성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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