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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푸틴 "美 안전보장만으론 北비핵화 설득 역부족"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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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권 보장해야"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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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첫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미국의 안전보장만으로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단을 설득하는 데 역부족일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2개월 후인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섬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이 회담에서 수십년간 지속된 핵 분쟁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별다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의 국제적 외교력을 과시하고자 했다. 또한 미국에서 제공하는 어떠한 보장도 핵 문제에 관한 이전의 6자 회담과 관련된 여타 국가들의 지지를 받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러시아, 중국은 물론 미국과 북한도 포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오래된 회담 형식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협상의 중재자가 되려고 노력해온 가운데 열외로 밀려나고 말았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회담을 마친 뒤 가진 단독 기자회견에서 "그들(북한 주민들)은 안전에 대한 보장만 있으면 된다"며 "우리 모두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 당사자로부터 어떤 안전보장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게 되면 이번 북한 같은 경우에는 국제적인 보증이 없이는 버티기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깊이 확신하고 있다"며 "양국 간의 어떤 합의도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담 결과를 미국과 중국 행정부에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같은 보장은 국제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어야 하며 북한의 주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 간의 사이는 좋아 보였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의 첫 정상회담은 소수의 보좌관들만 참석한 가운데 단독 회담으로 열렸다. 회의 시간은 당초 할당된 50분보다 2배 더 오래 진행됐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대단히 개방적이고 사려 깊으며 흥미롭다"고 묘사했다.

두 정상은 앞서 서로 건배를 나누며 러시아 예술가들이 공연하는 전통음악 공연과 무용을 관람하면서 만찬을 함께 했다.

공연 내용에는 러시아의 클래식 곡 '블랙 아이즈'와 북한 가곡 '위대한 지휘관'이 포함돼 있었다고 러시아 국영 언론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선물도 주고받았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의 전통 검을 선물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사브르(펜싱용 칼)와 열차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한 차 서비스를 제공했다.

러시아 국영 언론은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이 검은 현대 무기가 존재하지 않았을 때 사용됐다"며 "이는 힘, 내 영혼, 그리고 당신을 지지하는 우리 민족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북미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열린 이번 북러정상회담은 북한에 거대한 이웃국가인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러시아에게 있어선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세계 무대에서 중요한 활동자로 남아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때까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지지하기로 함에 따라 러시아가 동지애를 과시하는 것을 넘어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됐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마지막으로 정상회담을 한 것은 2002년 당시 김 위원장의 부친이자 전임 자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이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1년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자 현재 총리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도 만났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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