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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생각 없는 한국 ‘니트족’ 청년 18%…일본·독일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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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36개 회원국 중 7위 올라

“좋은 일자리 없다” 좌절감에 포기

니트족 중 대졸 이상이 43% 달해

한국의 청년 5명 중 한 명은 취직을 하지 않거나 교육훈련도 받지 않는 이른바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Training)’족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석이 나왔다. 장기화하는 청년실업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OECD의 ‘한눈에 보는 사회 2019(Society at a Glance 2019)’에 따르면 한국의 15~29세 니트족 비율은 2017년 기준으로 18.4%에 달했다.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7위로 상위권이다. 경제위기를 겪거나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터키(27.2%)·이탈리아(25.2%)·그리스(22.4%)·멕시코(21.3%) 등이 한국보다 니트족 비율이 높은 최상위권 국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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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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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아일랜드(4.6%)·네덜란드(7%)·룩셈부르크(7.5%) 등 북유럽 국가들은 이 비율이 최하위권이었다. 독일(9.3%)·일본(9.8%) 등 우리와 경제 구조가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니트족 비율은 이들의 약 2배다. 호주(10.9%)·미국(14.1%) 등도 한국보다 니트족 비율이 낮았다. OECD 국가의 평균은 13.4%로 한국보다 5%포인트 낮았다.

이는 한국에서 일하지 않거나 일할 의지가 없는 청년 무직자들이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해 많다는 얘기다. 10년 전인 2007년과 비교하면 OECD 평균은 13.8%에서 13.4%로 낮아졌지만 한국은 18.2%에서 18.4%로 되레 올랐다. OECD는 각국의 ‘노동인구조사’와 OECD 교육 데이터를 근거로 니트족 비율을 측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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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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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족으로 인한 사회비용 41조=분석 기준과 근거로 삼은 데이터가 달라 수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에서도 한국의 청년 니트족 인구는 2015년 163만 명, 2016년 168만 명, 2017년 174만 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체 청년층 인구 중 니트족의 비중은 2014년 13.7%에서 2015년 14.3%, 2016년 14.4%, 2017년 14.8%로 계속 올라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자료와 청년층 부가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수치를 추정했다.

이처럼 니트족이 많아진 배경으로는 청년층이 원하는 ‘질 좋은’ 일자리가 별로 늘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취업이 안 되거나 만족할 직장을 찾지 못해 실업자가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15~29세 청년 실업자는 2008년 31만8000명에서 지난해 40만8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의 실업률도 7.1%에서 9.5%로 높아졌다.

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쉬었음), 장기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구직 단념자) 등의 ‘비경제활동 인구’로 남기도 한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2008년 25만1000명에서 2018년 31만3000명으로 증가했다. 고용노동부가 2017년 내놓은 ‘청년고용 대책 점검 및 보완 방안’에 따르면 청년 구직 단념자 수도 2014년부터 해마다 증가 추세다. 전체 연령의 구직 단념자 수는 2014년 39만4000명에서 2018년 52만4000명으로 늘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직활동을 해도 원하는 직장을 얻지 못하니 좌절감을 느끼는 청년이 많다는 얘기”라며 “경기 둔화에 인구 구조, 대졸자 수 등을 감안할 때 니트족의 비중이 당분간 낮아지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지원책을 만들고, 기업은 투자를 늘리며, 구직 청년들도 눈높이를 낮추는 식으로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년수당 되레 니트족 늘릴 우려”=한국에선 이른바 ‘가방끈’이 긴 대졸 이상의 고학력 니트가 많다는 점이 다른 국가와 대비되는 특징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이 펴낸 ‘한국의 청년 니트 특징과 경제적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 니트 가운데 대학 교육을 마친 고학력자 비율은 42.5%(2015년 기준)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많고, 고등학교를 마치지 않은 저학력자는 6.8%로 가장 적다. 멕시코(63.2%)·터키(61.6%)·이스라엘(58.1%)·스페인(56.8%) 등은 청년 니트 가운데 저학력자의 비중이 50%를 훌쩍 넘는다.

OECD는 니트족이 취업하면 받게 될 총 노동 소득과 기업의 사회보장 분담금 등을 합해 ‘니트 비용’을 구했다. 니트족으로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다. 한국의 니트 비용은 2016년 기준으로 최소 23조8000억원에서 최대 41조5000억원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의 1.5~2.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비중은 터키·그리스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 니트가 많다는 것은 청년 노동력의 활용 기회를 잃고,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기회비용을 부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특히 고학력자 비중이 많은 한국은 우수한 인적자원 활용의 비효율성을 초래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청년 구직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청년수당은 오히려 청년 니트족을 더 양산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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