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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이스카우트 아동 성추행 만연…"72년간 피해자 1만2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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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연루 지도자 7천800명 퇴출…2012년 공개 대비 3천명↑

부적격 지도자 명단 공개 거부…일부 집단소송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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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이스카우트 성추문 의혹 파문 확산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109년 역사의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BSA) 내에서 지난 수십 년 간 아동 단원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만연했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공개됐다.

CNN 방송·AP통신 등에 따르면 성범죄 전문 변호사인 제프 앤더슨은 2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944∼2016년 사이 총 7천819명의 보이스카우트 지도자가 소속 아동 단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연맹에서 퇴출당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에 의해 피해를 본 아동 단원의 수는 1만2천254명에 이른다고 공개했다.

이는 버지니아대 정신의학 및 신경행동과학과 재닛 워런 교수가 올 1월 보이스카우트 성범죄와 무관한 다른 아동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미네소타의 한 법정에서 증언한 내용이다.

워런 교수는 2013년 연맹의 요청으로 성범죄에 연루된 부적격 지도자 데이터베이스 전체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이를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조언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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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이스카우트 단원.
[AP=연합뉴스]



앞서 2012년에도 언론을 통해 1947∼2005년 사이 아동 단원 성추행 범죄에 연루돼 연맹에서 쫓겨난 지도자 5천여명의 명단이 공개된 바 있는데 이번에 증언된 규모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이는 아울러 비교적 최근까지도 보이스카우트 조직 내 아동 단원 성범죄가 만연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맹에서 쫓겨난 지도자 중 실제 사법당국의 처벌로 이어진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연맹 차원에서 조직 내 성범죄 사실을 은폐하려 한 흔적은 없다고 워런 교수는 전했다. 그는 올여름께 이와 관련해 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앤더슨 변호사의 기자회견은 미국 언론들이 보이스카우트연맹의 과거 아동 성범죄 의혹 관련 기사를 쏟아내며 논란이 확산하는 와중에 이뤄졌다.

논란이 커지자 보이스카우트연맹 측도 사태 진화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연맹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미 아동 단원 성범죄 예방 대책을 도입·가동하고 있다면서 시스템의 안전성을 부각했다. 또 작년의 경우 전체 단원 약 220만명 중 성범죄 피해자 수는 5명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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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이스카우트 성범죄 의혹 폭로하는 제프 앤더슨 변호사.
[AFP=연합뉴스]



연맹에 따르면 지도자가 성범죄 의혹으로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사법당국에 바로 보고되고, 연맹 내 모든 프로그램에서 배제된다. 이들은 이후 어떤 지역에서도 관련 활동을 할 수 없도록 조치된다.

연맹 측은 하지만 문제가 된 부적격 지도자 명단 전체를 공개하라는 요구는 거부했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지도자들의 명단까지 공개하는 것은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체 명단이 공개되지 않으면 어떤 예방 대책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앤더슨 변호사는 "비적격 지도자 명단이 비공개로 묶이면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어떤 노력이나 약속, 실행도 소용 없다"고 지적했다.

보이스카우트연맹의 이번 아동 성추행 의혹 파문은 법적 분쟁으로 확대되며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변호사들은 이미 미국 전역에서 원고인단을 모집하며 보이스카우트연맹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뉴욕주(州)를 비롯한 몇몇 주가 범죄 공소시효를 연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집단소송 추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공소시효가 연장되면 연맹 내 성범죄의 상당수가 손해배상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이는 성범죄 관련 소송에 따른 보상금 지급으로 파산보호신청을 고려할 정도로 재정 상태가 열악한 연맹을 더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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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이스카우트연맹 내 아동 단원 성범죄 의혹을 폭로하는 앤더슨 변호사.
[로이터=연합뉴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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