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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염경엽 SK 감독 “구설 나면 볼 생각 말아라” 경고 했건만… 약속 저버린 강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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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SK 강승호.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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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내야수 강승호(25)가 음주운전으로 선수 인생의 벼랑 끝에 섰다.

강승호의 음주운전 사실은 24일 알려졌다. SK는 이날 “강승호가 22일 새벽 2시30분경 경기 광명시 광명 IC 부근에서 도로 분리대를 들이 받는 사고를 냈다”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확인한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 0.089%의 면허정지 상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동승자는 없었고, 선수는 다치지 않았다.

SK는 강승호의 일탈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타격 부진 탓에 지난 15일 2군에 내려간 강승호는 22일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도 즉각 구단에 보고하지 않고 숨겼다. 그리고 23일 경북 경산에서 열린 삼성과 2군 경기에 출전했고, 이튿날 대구 원정 중인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강승호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몰랐던 염경엽 SK 감독은 25일 1군 엔트리에 그를 등록시킬 계획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한 언론 매체에서 강승호의 음주운전을 확인하려고 하자 구단 프런트가 본인에게 직접 사실을 물었고, 강승호는 이 때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프로야구의 숱한 사건, 사고에도 ‘청정 구역’이었던 SK에 강승호의 음주운전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 때 선수들이 괜한 구설에 오르지 않게 카지노 또는 파친코 출입 금지령을 내렸다. 만약 적발될 경우 “날 볼 생각 말아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구단도 주기적으로 사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선수단 대상으로 교육을 했지만 ‘강승호 사건’으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강승호는 염 감독이 지난해 단장시절 트레이드로 LG에서 데려온 기대주였다. LG 시절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하고 SK로 넘어와 2018년 69경기에서 타율 0.255 3홈런 3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가을야구’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리며 팀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염 감독은 올해 강승호를 주전으로 낙점하고 제대로 키워보려고 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선수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발로 차고 말았다.

SK 구단은 “소속 선수 관리 소홀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사과한다”며 “KBO 징계와 별도로 구단 차원에서도 철저하게 조사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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