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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LG, 스마트폰 국내 생산 중단…폰 만들던 인력 가전으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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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사업본부 16분기 연속 적자

베트남 이전 시 생산비용 절감 효과

중국 저가폰 공세 반영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임온유 기자] 16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 LG가 '국내 생산 중단'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구광모 LG 대표(회장)은 연초 스마트폰 사령탑을 1년만에 교체하는 긴급처방으로 어떤 식으로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 연장선에서 결정된 국내 생산 중단은 생산비용 절감 등 기대효과를 얼마나 실현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구광모 "현실직시하고 사업계획에 반영" 주문= 25일 전자업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취임 후 가장 시급하게 주문했던 것이 스마트폰 사업의 개편이었다"면서 "스마트폰 국내 생산 중단도 이같은 구 회장의 현실 직시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할 경우 낮은 임금에 따른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주베트남 대사관에 따르면 LG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있는 하이퐁의 2019년 최저임금은 월 418만동, 약 21만원이다. 하이퐁의 일반 노무자 평균 임금을 고려해도 약 22만~23만원에 불과하고 고급 엔지니어는 약 35만~50만원(700만~1000만동)에 불과하다. 국내의 경우 올해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되며 주 40시간 근무에 월 174만5150원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21만원대 175만원의 차이가 국내 생산 중단 결정을 가져오게 했다"면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프리미엄 시장까지 뛰어들며 상대적으로 인건비 비중이 낮았던 고가 제품 역시 생산단가를 무조건 낮춰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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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폰 싸게 파는 中에 벼랑 끝 몰린 LG= LG전자 휴대폰은 2000년대 후반 1억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승승장구했으나 스마트폰 패러다임으로의 뒤늦은 전환이 발목을 잡았다.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2009년 후발주자로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2년간 암흑기를 경험했다. 2011년부터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1년 2020만대이던 연간 판매량이 2013년 4760만대, 2015년 5960만대에 이르렀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G3의 대흥행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 덕분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화웨이, 샤오미와 같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면서 LG전자는 또 다시 추락했다. 중국 업체들은 특히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중저가폰 위주의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한국, 북미와 같은 프리미엄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중저가폰 영향력마저 잃으니 LG전자로서는 탈출구가 없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이미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크게 잃은 상태"라며 "현재 중저가폰이 주요 수익원"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점유율은 3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와 비슷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MC사업본부의 인력도 줄어들었다. 2013년 8074명이던 인력은 지난해 4014명으로 5년새 절반으로 감소한 상태다. LG전자는 상반기 신입공채에서도 MC사업본부 채용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내 평택 휴대폰 인력 창원 가전 공장으로=LG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인력 재배치도 불가피해졌다. LG전자는 우선 "평택 생산 인력 750여 명을 H&A사업본부 창원 사업장으로 재배치해 생활가전 물동 증가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들은 창원 공장에서 공기청정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력 이탈은 불가피해 보인다. 경기도와 경상남도는 출퇴근이 불가한 거리로, 이전할 경우 주거지 변경이 필수다. 이에 LG전자는 이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반발과 같은 후유증 발생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이를 고려해 LG전자는 H&A사업본부 창원 사업장으로 배치되는 직원들에게 △특별 융자 △전임비 △근무지 이동 휴가 △주말 교통편 제공 등 주택 마련과 거주에 대한 금융 및 편의 특별 지원을 제공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세부 지원 계획에 대해 노조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결정으로 인한 인력 재배치는 당장 생산직에 한정되나 본사 MC사업본부 직원들 역시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인력 구조조정은 끝났다"고 말했으나 이것이 사실이 아니게 됐기 때문이다. 이미 이 사업부의 인력은 2013년 8074명에서 지난해 4014명으로 5년새 절반으로 감소한 상태다. LG전자는 상반기 신입공채에서도 MC사업본부 채용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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