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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애플 소송 그후] 삼성과 싸우던 퀄컴·애플, 5G 시대 오니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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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기술·디자인 특허를 두고 미국 법정에서 전쟁을 방불케하는 공방을 벌였던 삼성전자(005930), 애플, 퀄컴이 5세대(G)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관계도를 나타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퀄컴과 세기의 소송전을 끝낸데 이어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5G 기반 아이폰에 탑재할 모뎀칩을 퀄컴으로부터 수급하기로 했다. 애플은 퀄컴뿐 아니라 삼성전자에도 5G 모뎀칩 구매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주 공급사는 퀄컴이지만 삼성 또한 적지않은 물량을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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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CES)의 퀄컴 전시실에 5세대(5G) 이동통신 선전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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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연간 1억800만대~1억9200만대 수준의 아이폰을 출하했다. 내년은 최대 2억대의 아이폰을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퀄컴이 혼자 2억대에 달하는 물량을 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중국 화웨이 역시 5G 모뎀칩을 생산하고 있지만, 미국 대표격 기업인 애플이 통신 장비의 보안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화웨이의 부품을 쓰는 것은 부담이 크다.

모바일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내년 5G 아이폰의 모뎀칩을 수급하기 위해서는 퀄컴, 삼성 양쪽의 칩을 수급받는것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애플은 사실상 올해 5G 폰 출시가 어렵게 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등보다 1년 뒤처진 상황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차세대 아이폰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도입하기 위해 퀄컴과 협력에 나서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퀄컴의 지문인식 센서를 사용하기 위해 협의 중이며 협의가 성사될 경우 신형 아이폰에도 갤럭시S10처럼 디스플레이에 지문인식 센서가 내장될 것으로 보인다.

롱텀에볼루션(LTE) 모뎀칩 시절부터 경쟁구도를 나타냈던 퀄컴과 삼성전자도 5G 모뎀칩과 관련해서는 파운드리(위탁생산) 협력을 강화하며 어느때보다 강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다. 퀄컴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삼성전자의 모뎀칩 사업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2016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조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현재 퀄컴은 세계 최초의 상용 5G 모뎀칩인 '스냅드래곤 X50'의 양산을 삼성 파운드리와 대만 TSMC에 맡기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바탕으로 한 첨단 파운드리와 협력해 5나노 등 다음 세대 칩 로드맵과 관련해서도 긴밀한 협력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5G 시장의 성장이 결과적으로 두 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퀄컴의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5G 모뎀칩을 안정적으로 양산해 모바일 칩셋 시장에서 맹주를 유지할 수 있고, 삼성은 세계 최대의 팹리스(Fabless·반도체설계전문회사)인 퀄컴을 고객사로 취약한 파운드리 사업 매출과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한편 지난 2012년 이후 디자인, 기술 특허 문제로 세기의 소송전을 벌였던 삼성전자와 애플의 관계도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애플이 5G 시대를 맞아 차세대 사업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세우면서 세계 최대의 TV 기업인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실제 지난 1월부터 삼성전자는 자사 TV에 아이튠즈, 에어플레이 등 애플의 영상 콘텐츠와 아이폰 스트리밍을 지원해주기 시작했다. 아이튠즈 기능이 애플 외 타사 기기에 탑재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뿐 아니라 반도체, TV,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전자 부품 사업에서 강한 기술 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이 해외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재창출하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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